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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후폭풍] "유럽계 자금 엑소더스 이번주 고비...국제 공조가 관건"

■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시장 전망

금융위기때와 달라...예상밖 결과에 충격 커져

단기쇼크 불가피 하지만 점차 안정·회복에 무게

"EU 결속력 흔들리면 1,800선 위태" 분석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로 글로벌 증시가 충격을 받은 가운데 한국 증시는 영국계 자금의 엑소더스가 본격화할 이번주 초가 최대 고비다. 외국인 주식 투자액의 8.4%를 차지하고 있는 36조원 규모의 영국계 자금이 이탈하면 유럽계 자금(125조원)의 연쇄 유출 가능성이 우려된다. 다만 브렉시트가 과거 ‘리먼사태’처럼 글로벌 금융시장의 펀더멘털이 무너지는 사안은 아닌데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2~3년에 걸쳐 이뤄진다는 점에서 1,800선 아래로 떨어지는 ‘패닉’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글로벌 정책 공조가 지지부진하고 EU의 결속력마저 흔들리면 유로화 투매와 외국인 이탈 등으로 실망 매물이 쏟아져 1,800선이 일시적으로 위협받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26일 서울경제신문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포스트 브렉시트’ 시장전망과 투자전략을 물은 결과 영국을 비롯한 유럽계 자금의 신흥국 엑소더스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브렉시트 이후 지난주 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전날보다 3.39%, 영국 FTSE지수가 3.15%,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DAX30지수는 6.82% 하락하는 등 주요 글로벌 증시가 급락했다. 한국 증시는 미국 증시의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이번주에는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한국 증시에 유입돼 있는 유럽계 자금의 향배가 관심이다. 유럽계 자금은 전통적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급변하는 단기투자 성격이 강한데다 브렉시트 당사자인 영국계 자금비중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실제 브렉시트 논쟁으로 파운드화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한 지난해 8월 중순부터 올해 2월까지 유럽계 자금은 국내 증시에서 7조원 가까운 순매도를 기록했다. 허문욱 KB투자증권 센터장은 “강달러와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유럽계 자금이 신흥국에서 빠져나가고 주가도 하락할 수 있다”며 “글로벌 증시에 브렉시트가 반영된 후 개장하는 27일 시장 움직임에 따라 시나리오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A104770) 센터장도 “시장 참여자 대부분이 잔류를 예상했던 상황에서 예상외의 결과가 나와 시장의 충격이 더욱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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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서치센터장들은 브렉시트의 단기 충격파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은 일단 낮게 평가하고 있다.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한 글로벌 정책 공조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유럽중앙은행(ECB) 등은 브렉시트 직후 시중에 유동성을 더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는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융시장 안정화에 나서고 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ECB 등이 조만간 내놓을 실질적인 보완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며 “이 대책이 시장을 얼마나 잘 달래주느냐에 따라 브렉시트로 인한 파장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003530) 센터장은 “다음달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재정정책을 포함한 시장 대응 카드가 나올 것”이라며 “각국 정부가 이미 대응책을 마련한 만큼 짧으면 일주일, 길어도 한 달 사이에 증시는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트 브렉시트 투자전략’은 미래 전망에 따라 다소 엇갈렸다. 허문욱 센터장은 브렉시트 파장이 수습되는 상황에 맞춰 투자비중을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유럽계 자금의 이탈이 예상돼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현재는 현금을 보유하거나 금·채권 등 안전자산 위주로 투자바구니를 채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병국 미래에셋대우(006800) 센터장은 “이번 주까지는 시장이 불안감을 보이겠지만 다음주 초가 지나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며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를 노리는 외국인 자금이 일정 부분 국내 증시에 유입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김연하·박호현기자 yeona@sedaily.com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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