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브렉시트 후폭풍]"런던 떠나자" 짐꾸리는 글로벌 은행들

"영국, 패스포팅 기능 끝났다"

프랑스 중앙은 총재 발언에

JP모건 등 사무실 이전 준비

더블린, 파리 등 놓고 저울질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가 결정되면서 글로벌 은행들의 런던 엑소더스가 본격화할 조짐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계 대형은행은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등이 런던의 금융 중심가인 ‘더 시티’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이전 대상 지역으로 아일랜드 더블린, 프랑스 파리,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전에도 예견된 일이었지만 최근 프랑수아 빌루아 드 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의 발언이 더해지며 속도를 내고 있다. 갈로 총재는 “런던이 EU의 규정하에서 운영되는 것은 자기 모순적”이라며 “영국은 더 이상 유럽경제지역(EEA)이 아니며 EU에서 영국 금융기관들의 패스포팅 기능은 끝났다”고 경고했다. 패스포팅은 EU 국가 중 한 나라에서만 인가를 받아도 다른 EU 회원국에서도 상품과 서비스를 동등하게 제공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유럽중앙은행(ECB) 이사회 멤버인 그의 발언은 그동안 영국을 EU 진입 관문의 기점으로 삼았던 미국 은행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FT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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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미국 대형은행 고위관계자는 “유럽 내 기존 사무실과 지점을 어떻게 배치할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다만 규제 승인과 허가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 금융그룹의 투자은행 대표는 “영국 밖에서 완전한 EU 면허를 사용할 수 없다면 당장 이 일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앞서 대형 은행들은 브렉시트 투표 이전부터 사무실 이전을 경고해왔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투표 직전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4,000명가량의 영국 직원을 다른 곳으로 재배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계 은행인 HSBC의 스튜어트 걸리버 CEO는 브렉시트가 결정되면 5,000명의 영국 현지 직원 가운데 약 1,000명을 파리로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바클레이스·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로이드뱅킹그룹 등 다른 영국계 은행들도 유럽 지점 강화를 위해 인력의 일부를 유럽으로 이동시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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