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브렉시트 후폭풍] 美 대형은행들, 영국 떠날 채비나서

EU 역내국으로 지점 재배치 착수

佛 중앙은행 총재 발언 도화선

영국계 은행, 유럽 영업망 구축 과제

영국이 유럽연합(EU)을 떠나기로 결정한 지난 24일 런던 시내의 모습. /런던=EPA연합뉴스영국이 유럽연합(EU)을 떠나기로 결정한 지난 24일 런던 시내의 모습. /런던=EPA연합뉴스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기로 결정하면서 금융가 런던시티에도 변화가 찾아올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영국서 취득한 금융업 면허로 유럽 전역으로 진출할 수 있었지만 브렉시트가 상황을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대형 6개 은행으로 꼽히는 JP모건체이스·골드만삭스·뱅크오브아메리카(BoA)·시티그룹·모건스탠리 등은 영국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은행은 현재 영국 직원들이 처리하고 있는 업무 중 일부를 아일랜드나 프랑스, 독일 등 다른 EU 역내국가로 옮기는 방안에 대해 검토에 들어갔다.


이번 결정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전에도 예견된 일이었으나 최근 프랑수아 빌루아 드 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의 발언이 더해지며 속도를 내고 있다. 프랑수아 빌루아 드 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런던이 EU의 규정하에서 운영되는 것은 자기 모순적”이라며 “영국은 더 이상 유럽경제지역(EEA)가 아니며 EU에서 영국 금융기관들의 패스포팅 기능은 끝났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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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포팅은 EU 국가 중 한 나라에서만 인가를 받아도 다른 EU 회원국에서도 상품과 서비스를 동등하게 제공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유럽중앙은행(ECB) 이사회 멤버인 그의 발언은 그동안 EU 진입의 관문으로 영국을 기점 삼았던 미국 은행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FT는 지적했다.

한 미국 대형은행 고위 관계자는 “유럽 내 기존 사무실과 지점을 어떻게 배치할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다만 규제 승인과 허가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 금융그룹의 투자은행 대표는 “영국 밖에서 완전한 EU 면허를 사용할 수 없다면 당장 이 일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예견된 순서다.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치러지기 전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는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 4,000명 가량의 영국 직원을 다른 곳으로 재배치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계 은행인 HSBC의 스튜어트 걸리버 CEO는 브렉시트가 결정되면 5,000명의 영국 현지 직원 가운데 약 1,000명을 파리로 옮길 것이라고 했다. FT는 바클레이즈,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 로이드뱅킹그룹 등 다른 영국계 은행들도 유럽 지점 강화를 위해 인력의 일부를 유럽으로 이동시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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