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역풍 맞는 고립주의·포퓰리즘...스페인·미국·호주서 잇따라 지지율 추락

스페인 극좌 포데모스 3위에 그쳐..."포퓰리즘은 경제 악영향 확인"

영연방 호주선 보수당 역전...재집권 성공할듯

브렉시트 지지율 상승 예상했던 트럼프도 지지율 하락

파운드화 급락과 주요 기업의 엑소더스 등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 악재들이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면서 오히려 각국 선거에서 영국을 ‘반면교사’로 삼자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브렉시트를 촉발한 고립주의·포퓰리즘에 역풍이 불면서 국제 정치·경제 상황이 안정을 찾을지 주목된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실시 된 스페인 총선에서 우파 집권세력인 국민당이 승리하고 포퓰리즘 정책을 앞세운 극좌 정당인 포데모스는 당초 제2당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3위에 그쳤다. 외신들은 국민당이 하원 350석 중 137석을 얻어 제1당에 오르고 중도 좌파인 사회노동당이 포데모스를 제치고 85석으로 제2당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페인 정부의 긴축정책에 반대하며 인기를 끌어온 포데모스는 좌파연합당과 힘을 합쳐 최소한 제1 야당에 오를 것으로 점쳐졌지만 브렉시트 결과에 스페인 국민이 오히려 안정을 택하면서 71석을 얻는 데 만족해야 했다.

국민당을 이끄는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 대행은 이번 선거에 경제 안정을 바라는 민심이 반영됐고 인기 영합적인 포퓰리즘은 결국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는 인식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총선을 치렀으나 정부 구성에 실패해 재총선을 치른 스페인에서 집권 국민당은 6개월 전보다 14곳에서 더 승리하며 의석 수를 늘렸고 야당은 일부 힘이 빠졌다.


브렉시트로 영국 증시가 폭락하고 국민투표에 대한 불복 운동 및 세대간 갈등이 폭발하는 것을 지켜본 영연방국 중 한 곳인 호주는 내달 2일 총선을 앞두고 집권 자유-국민 연립당이 우위를 보이던 야당 지지세를 넘어서 재집권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됐다. 여론조사기관인 뉴스폴이 지난 주말 유권자 1,713명을 조사한 결과 집권 연립당은 43%, 맞수인 노동당은 36%, 녹색당은 9%를 나타냈다. 집권당인 우파 연립은 1주일 전보다 지지율이 2%포인트 올라 최근 14주 사이에 가장 높았다. 노동당은 정체를 보였고 녹색당과 기타 정당은 각각 1%포인트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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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폴은 이번 조사가 브렉시트 결과를 처음 반영한 것으로 경제가 다시 선거의 중심 의제가 됐고 일부 유권자가 정국 안정을 위해 소수 정당 지지에서 집권당 지지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맬컴 턴불 호주 총리의 집권 2기가 다음달 시작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브렉시트를 촉발한 원동력이 된 반(反) 이민 정책을 줄기차게 강조하며 사실상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자리를 꿰찬 도널드 트럼프도 역풍을 맞고 있다. 여론 조사 결과 경쟁자인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의 격차가 처음 두 자릿수대로 벌어지면서 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브렉시트가 트럼프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당초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셈이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지난 20~23일 미 전역에서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은 51%를 얻어 39%에 머문 트럼프를 12%포인트 차로 앞질렀다.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달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클린턴은 46%의 지지율을 기록해 트럼프(41%)를 제쳤다. 트럼프가 브렉시트 결과를 보고 이민 반대 등 자신의 주장들이 미국에서도 광범위하게 지지를 얻고 있다는 증거로 환영한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여론조사가 브렉시트 투표 전에 이뤄졌지만 히스패닉과 흑인, 아시안 등이 많은 미국에서 브렉시트 결과를 트럼프 지지와 연관시키는 건 한계가 분명하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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