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말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생명의 소중함입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운종가의 색목인들’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조선시대 기생으로 살던 색목인들은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사람들이었다. 직업의 특성 때문에 이들은 일반 사람들보다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1891년 ‘마지막 사건’을 끝으로 최후를 맞은 셜록 홈스가 1894년 ‘빈집의 모험’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3년간 조선에서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을 담은 ‘운종가의 색목인들’에서 색목인들은 줄곧 피해자로 등장한다.
위구르·탕구트·사라센인 등 몽골인 외의 비중국 민족인 색목인들의 살해 사건을 파헤치는 홈스를 통해 표 의원은 가장 보호받지 못한 이들의 생명 역시 소중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
아울러 이들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의 잘못을 들춰내면서 잘못된 권력에 회초리를 가한다.
표 의원은 “얼마 전 있었던 고위 검찰 간부의 성 접대 스캔들과 최근 일어난 연예인의 성 추문을 보면 과거나 현재나 여성을 대하는 태도는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며 “이런 부분을 고발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프로파일러인 표 의원과 추리소설을 10년 넘게 써온 베테랑 추리소설가 손선영 작가가 협업한 만큼 사회적 메시지만 담은 것이 아니라 종전 작품과 다른 추리소설을 만들어냈다.
손 작가의 탄탄한 스토리 라인에 표 의원의 현장 경험이 어우러지면서 다른 작품과는 달리 범죄심리에 기반을 둔 추리소설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아울러 조선 후기 실존 인물인 이제마를 등장시켜 소설의 재미를 더했다. 의술 명인이었던 이제마는 책에서 홈스를 도와 사건을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 표 의원은 “이제마를 홈스에 버금가는 탐정으로 그렸다”며 “토종 탐정 캐릭터를 키우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말했다.
추리소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표 의원은 국내 추리소설이 김성종 작가 이후 대중에게 소외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문단 외부에 있었던 만큼 평가를 한다는 것이 조심스럽다”면서도 “문학적인 틀 안에서 추리 구조만 고집해오다 보니 리얼리티가 약해 독자들과 멀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표 의원은 국내 추리소설 작가들의 창의성과 개성에 현실감이 보강될 경우 국내 추리소설이 일본 추리소설 못지않게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표 의원은 의정활동으로 손 작가와의 협업을 이어갈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하지 않았지만 국내 추리소설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는 “손 작가와 재미뿐 아니라 정의를 책에 담아내자고 약속했다”며 “의정 활동으로 후속작에서도 협업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추리소설 발전을 위해 손 작가와 함께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