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KCDC)는 1일 도미니카 공화국에 거주하다가 지난 23일 한국에 입국한 L(28ㆍ여)씨가 지난달 30일 오후 9시 30분께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L씨는 혈액 검체에서는 음성이 나왔지만, 소변 검체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최종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
당국에 따르면 L씨는 지난달 27일부터 발진, 관절통, 근육통, 결막염 등의 증상이 발생해 29일 서울대병원에 내원해 의심 사례로 신고됐다. L씨는 미혼이며 임신부도 아닌 것으로 확인됐고 함께 입국한 동행인은 없었다. 방역당국은 L씨를 통한 추가 전파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질본 관계자는 “L씨는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지카 매개 모기에 물린 것 같다”며 “환자 상태는 양호하며, 신경학적 증상 여부 확인 등을 위해 입원해 추가 검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L씨는 한국 국적으로 지난 2014년 6월부터 중남미 도미니카 공화국에 거주하다가 미국과 대만을 거쳐 입국했다. 도미니카 공화국은 방역당국이 지카바이러스 발생국가로 분류한 곳이다.
한편, L씨는 서울대병원에 오기 전인 29일 오전 인천의 가천대 길병원을 방문했지만, 이 병원은 다음날인 30일 오후에야 감염 의심사례로 방역당국에 신고했다. 당시에는 환자가 발진, 열감, 결막염 증상을 보여 방역 지침상 지체 없이 관할 보건소에 신고해야 하는 경우에 해당했다.
이에 따라 L씨를 포함해 지금까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한국인 6명은 모두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발생국가를 방문했다가 감염됐다. 도미니카공화국(1명), 브라질(1명), 필리핀(3명), 베트남(1명) 등 4개 국가를 통해 감염자가 국내로 유입됐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한 적 있는 국가(발생지 기준)는 모두 65개국에 이른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