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활짝 열린 법률시장, 소비자 선택권 확대로 이어져야

1일은 국내 법률시장이 유럽연합(EU)에 3단계 개방되는 날이다. 법률시장이 사실상 완전경쟁 시대를 맞게 됐음을 의미한다. 이로써 외국 로펌들은 한국 변호사를 자유롭게 고용할 수 있고 합작사 탄생도 가능해져 국내시장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7월이면 미국에도 시장이 개방될 예정이어서 국내 업체들로서는 당장 글로벌 로펌과 맞설 만한 경쟁력 확보가 발등의 불로 떨어진 셈이다.


법률시장 개방은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일정에 따른 예정된 절차이자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로 당장 국내에 미칠 파장이 작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지만 이야말로 ‘우물 안 개구리’에 안주하겠다는 한심한 소리가 아닐 수 없다. 이럴 때일수록 글로벌로펌 1개사의 매출에 불과하다는 국내 법률시장의 파이를 과감히 키우고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외국 로펌들은 주로 국제중재나 인수합병(M&A) 등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취약하지만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분야라는 점에서 합작 시너지를 제대로 발휘한다면 시장 전반을 업그레이드하는 파급효과도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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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시장 개방이 법조계의 낡은 관행과 부조리를 혁파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국민의 기대감도 크다. 그간 우리 법조계는 혈연과 지연에 얽매여 전관예우에 전화변론, 브로커 개입 행태를 일삼아 비판을 받아왔다. 기득권 챙기기에만 급급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국민은 외국사 진출 확대로 공급자 위주의 시장에서 벗어나 법률 소비자의 선택권이 한층 확대되고 질적 서비스가 개선되는 계기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법조계는 무한경쟁 시대를 맞아 더 이상 기득권에 안주하다가는 공멸한다는 냉혹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과도한 성공보수와 단순한 송무업무에서 벗어나 금융서비스·지적재산권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전문 분야에 특화된 역량을 충실히 갖춰야 한다. 걸음마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해외 사무소의 내실을 키우고 법률 선진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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