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박찬호 부장검사)는 1일 신 이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밤늦게까지 고강도 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소환은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을 겨냥한 ‘롯데그룹 경영 비리’ 수사가 아닌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과 관련돼 있다. 하지만 검찰은 신 이사장을 상대로 호텔롯데·롯데쇼핑 등 롯데그룹 핵심 계열사와 관련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신 이사장이 롯데호텔과 롯데쇼핑을 비롯한 계열사 몇몇 곳의 이사”라며 “그룹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했는지 등을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조사는 면세점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방수부가 맡지만 롯데수사팀이 질문을 내려보내 간접적으로 조사하는 방식이다. 검찰 관계자는 “(롯데그룹 수사 진척도를) 초·중·종으로 나누면 아직 초의 중에서 말 정도”라고 전했다. 수사의 핵심까지 파고들기에는 아직 이른 상태라는 뜻이다. 검찰은 신 이사장과 주요 사장급 관계자들을 상대로 롯데그룹의 의사결정 과정 및 자금 흐름 등을 조사한 뒤 신동빈 회장 소환을 검토할 방침이다.
면세점 로비와 관련해 신 이사장은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10억~20억원가량의 뒷돈을 받고 롯데면세점 입점과 매장 관리 등에서 편의를 봐주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 이사장은 유통업체 B사와 네이처리퍼블릭이 컨설팅 계약을 맺은 것처럼 꾸며 금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B사는 신 이사장의 아들 장모씨가 지분 100%를 보유했지만 검찰은 사실상 신 이사장이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신 이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전 대표 등 주요 관계자와의 대질심문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신 이사장은 이날 오전 검찰에 출석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검찰에서 모든 사실을 다 말하겠다. 죄송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