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은행들은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에 따라 등급을 나눠서 위험을 관리하는데요.
등급이 낮아질수록 자체적으로 충당금을 쌓아 위험에 대비하는 식입니다.
지난달까지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 등급을 낮춰 위험에 대비하고 있는데, 국책은행들은 여전히 등급조정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보도에 정훈규기자입니다.
[기자]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말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분류를 ‘정상’에서 ‘요주의’로 한단계 낮추면서 580억원의 추가 충당금을 적립했습니다.
정상 여신을 요주의로 강등시키면 빌려준 돈의 7%~19%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합니다.
NH농협은행도 대우조선해양 여신분류를 ‘정상’에서 ‘요주의’로 조정하면서 450억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쌓았습니다.
앞서 신한은행은 5월말 대우조선해양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하고 300억원의 충당금을 추가 적립했습니다.
이렇게 2분기에 주요 시중은행이 추가로 쌓은 충당금만 1,300억원이 넘습니다.
KB국민은행은 일찌감치 3월말에 대우조선해양 여신을 ‘요주의’로 낮춰 총 1,05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습니다.
한편 시중행들이 여신등급을 낮춰 충담금을 쌓는 사이 국책은행들은 여전히 ‘정상’ 분류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아직까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 등급을 낮출 계획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의 등급을 낮출 경우 대규모 충당금으로 큰 손실이 나는 걸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 국책은행의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위험 노출액은는 19조원에 달합니다. 은행권 전체에서 약 83%를 차지하는 수준입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절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국책은행에 가까운 우리은행도 여신등급에 손을 대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내부적으로 신용등급을 요주의 직전까지 조정해놓고 자구계획 진행 여부에 따라 등급조정을 할 방침입니다.
이 경우 우리은행이 추가로 쌓아야 하는 충당금은 200억원입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
[영상편집 소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