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에 연루돼 검찰에 출석한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16시간 넘게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2일 새벽 귀가했다.
이날 오전 2시20분께 조사실에서 나온 신 이사장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라는 취재진 질문에 “모든 걸 검찰에서 다 말씀드렸다”고 짧게 답하고서 준비된 승용차를 타고 청사를 빠져나갔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박찬호 부장검사)는 전날 오전 9시 30분께 배임수재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신 이사장을 소환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녀인 그는 오너 일가 구성원 중 검찰에 불려나온 첫번째 인물이다. 검찰에 따르면 신 이사장은 정 전 대표로부터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과 매장 관리에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0억∼20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신 이사장이 아들 장모씨 소유의 명품 수입·유통업체 B사를 실질 운영하면서 장씨를 비롯한 자녀들에게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겨줬다는 의혹도 조사했다.
신 이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관련 혐의나 의혹을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신 이사장이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이나 부당 내부거래 의혹 등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게 많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신 이사장은 지난 40년 간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를 비롯해 롯데쇼핑, 롯데건설, 대홍기획 등 주요 계열사의 등기이사로 경영에 관여했다. 현재 롯데그룹 경영 비리 수사는 중앙지검 특수4부(조재빈 부장검사)와 첨단범죄수사1부(손영배 부장검사)가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조사 내용을 토대로 구속영장 청구를 포함한 신병 처리 방향과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