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고재호(61) 전 사장이 재임 기간 중 5조4,000억원대 회계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다.
대우조선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4일 오전 9시30분에 고 전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3일 밝혔다. 검찰은 고 전 사장이 재임 기간인 2012년부터 2014년 사이 대우조선해양에서 빚어진 분식회계(회계사기)를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기간 대우조선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김모 전 부사장은 회계 사기를 공모한 혐의로 지난달 25일 구속된 상태다. 김 전 부사장은 이 문제가 사업 불확실성으로 인해 생긴 실수라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고의라는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이 사업 원가를 임의로 축소하고 매출액이나 영업 이익을 과대 계상하는 수법인 분식회계로 부풀린 금액은 3년간 5조4,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금액들은 매년 공시된 회사 사업보고서 등에 자기자본인 것처럼 반영됐는데, 회계 조작을 통해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발행하고 금융권 대출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우조선에 속아 빚어진 금융 피해 규모는 10조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4일 고 전 사장을 불러 관련 직원들에게 예정원가 조작 등 회계사기를 지시했는지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또 임직원들에게 거액의 성과금을 지급한 과정을 조사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도 적용할 예정이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