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TV가 화질 경쟁이었다면 앞으로 TV는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얼마나 쉽고 빠르게 제공할 수 있는지 싸움입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TV의 사용자경험(UX)에 있어 직관성 강화에 집중하는 것 역시 이런 이유입니다.”
수원 삼성전자 디지털시티에서 만난 남동근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 책임은 “스마트TV의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라며 “스마트TV의 생태계를 확장해 얼마나 많은 콘텐츠를 TV라는 플랫폼에 직관적으로 구동할 수 있도록 하는지가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스마트TV의 UX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런 점에서 UX 부문에서 2가지 큰 변화가 있었고 스마트TV 산업 역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3일 공개한 스마트TV의 콘텐츠 서비스인 ‘스마트허브’의 2016년형 버전에 ‘미리보기(Preview)’ 기능이 추가된 것은 그가 밝힌 변화의 첫번째 포인트다. ‘미리보기’는 스마트TV를 실행했을 때 콘텐츠 공급사가 제공하는 기능을 말 그대로 먼저 볼 수 있게 한 것으로 기존 스마트TV가 TV를 실행할 때 ‘B TV’나 ‘올레 TV’와 같은 케이블 공급자, 넷플릭스나 푹(pooq)과 같은 콘텐츠 공급자, 유튜브와 같은 인터넷 동영상 재생 서비스 등을 메뉴에서 선택해야 했던 것과 비교해 한층 소비자 친화형이라고 할 수 있다.
TV를 켜 콘텐츠 공급사를 선택해 원하는 영상을 보던 3단계의 소비 과정이 TV를 켜 콘텐츠 공급사의 미리보기를 통해 바로 선택할 수 있는 2단계로 줄어든 것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미리 보기 기능이 추가된 후 케이블 TV에 집중돼 있던 콘텐츠 소비가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의 앱 소비로 확대되고 있다. 케이블 외의 앱 실행이 60%가량 확대됐다. 최영민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서비스 비즈니스팀 사원은 “TV로 단순히 공급되는 콘텐츠를 보던 수동적 시청자가 원하는 콘텐츠 공급사와 콘텐츠를 골라 보는 적극적 시청자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올해의 혁신 사례로 평가한 스마트TV의 리모컨 역시 직관적 사용자 경험을 강화한 또 다른 사례다. 삼성 스마트 TV 리모컨은 TV는 물론 케이블 TV, 블루레이 플레이어, X박스와 같은 게임기 구동 등 다양한 주변기기까지 한번에 제어할 수 있다. 새로운 기기를 선택할 때마다 리모컨을 바꾸고 설정을 달리해야 하는 불편을 없앴다. 남 책임은 “콘텐츠 미리 보기와 관련된 개발자 가이드를 공개해 콘텐츠 파트너사들 누구나 타이젠 기반의 스마트TV 앱을 제작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 향후 스마트TV 생태계 확장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콘텐츠 공급사뿐만 아니라 인터넷 쇼핑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화질뿐만 아니라 보다 차별화될 수 있는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