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엔론 사태’를 언급하며 산업은행에 대한 국정조사를 재차 강조했다.
김종인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번 국회에서 산업은행에 대한 국회 차원의 조사를 철저히 해서 이 문제를 계기로 우리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구조조정의 명확한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원인이 산은과 수출입은행 등의 비호에 기인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강만수 (산은) 회장 이후 홍기택 회장에 이르기까지의 기간 동안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좋지 못한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 산은 회장에 대한 인사에 있어서 개인의 능력은 고려치 않고, 마치 권력의 전리품과 같은 인사를 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다”라며 “산은과 수출입은행과 관련해서 회계법인, 신용평가사, 금융기관, 경영감독 주체들 모두가 같이 협력해서 오늘날과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산은이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것을 두고, 미국의 대표적 에너지 기업 엔론이 대규모 회계 부정과 비교했다. 엔론은 연 매출액 1,000억 달러를 기록하고, 직원이 2만명을 넘을 정도로 성장했으나 그 이면에는 분식회계가 있던 것이 드러나면서 회사가 파산에 이르게 됐다.
김 대표는 “엔론의 경영자는 형사상 엄청난 중죄로 처벌받았고 엔론과 관련해서 자문했던 회사와 회계법인도 모두 처벌됐다. 특히 자문을 담당했던 아더 앤더슨 같은 회사는 회사 자체가 해체됐다”며 “최근 대우조선해양 사태도 이와 유사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감사원은 2011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산업은행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왔다. 그럼에도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대출관계를 지적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감사원의 능력이 부족해서인지 대우조선해양이 권력의 비호를 받는 회사이기 때문에 적당히 한 것인지 제대로 식별할 수 없다”며 재차 국정조사 필요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