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기름·원자재 값 하락에 인도네시아 떠나는 기업들

사진=이미지투데이사진=이미지투데이




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이 장기화하면서 주요 원자재 수출국인 인도네시아를 등지는 외국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인베스트먼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계 광산업체인 뉴몬트는 최근 바투 히자우 금·구리 광산의 지분을 현지 업체에 13억 달러(약 1조,5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사업 철수 배경은 원자재 가격 하락 탓에 수익성이 떨어진 데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올해 초 원광석 수출을 금지하고 제련한 철광(정광) 수출에 대해 누진세를 매기는 등 경영환경이 나빠진 탓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셰브런과 프랑스 토탈SA도 인도네시아에서 진행하던 현지 사업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셰브런은 동부 칼리만탄 광구의 석유·천연가스 자산을 2018년 10월부로 인도네시아 정부에 모두 반환하기로 했다. 칼리만탄 마하캄 광구의 지분을 50%씩 나눠 갖고 있었던 토탈 SA와 일본 자원개발업체인 인펙스도 인도네시아 정부가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하면서 내년까지만 영업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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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계 오빌과 스웨덴 룬딘, 호주 코퍼 에너지, 프랑스 가스 공사(GDF) 등도 사업을 접거나 접을 예정이다. 이들이 반환한 자산은 대부분 인도네시아 국영 기업들이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 기업의 철수가 잇따르자 체류 외국인의 수도 줄어들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발급한 외국인 임시체류 허가 건수는 2013년 19만4,192건에서 2015년 17만1,944건으로 감소했다. 올해 1∼5월간 발급된 건수도 7만2,399건에 그쳤다. 체류 외국인 규모가 쪼그라들면서 수도 자카르타와 원자재 생산 중심 도시 등에서는 고급주택과 고가품 시장이 크게 위축되는 한편 국제학교들이 문을 닫는 등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타격을 줄이기 위해 외국인의 주택구매를 일부 허용하는 등 방안을 내놓았지만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발생한 수익성 악화라는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다. 외국 에너지 업체들의 이탈이 이어지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석유·천연가스 광구 개발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15개 광구를 입찰했지만 팔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해 9개 석유·천연가스 광구의 입찰을 진행했으나 낙찰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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