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프리미엄 OLED TV 끌고 세탁기 밀고...G5 부진에도 영업이익률 7년만에 최고

LG전자 2분기 영업익 2배 껑충

하반기 '시그니처' 제품 가세

생활가전 올 영업익 1조 전망

멕시코 칸쿤에서 7일(현지시간) 열린 LG전자 중남미 신제품발표회에서 현지 거래선 관계자들이 LG 시그니처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멕시코 칸쿤에서 7일(현지시간) 열린 LG전자 중남미 신제품발표회에서 현지 거래선 관계자들이 LG 시그니처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가 2·4분기 4.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지난 2009년 3·4분기 이후 7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9년 당시에는 LG전자의 피처폰들이 큰 인기를 끌던 시기였다. 올해 2·4분기는 스마트폰 ‘G5’가 예상보다 판매가 부진함에도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LG전자의 가전제품들이 미국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 ‘프리미엄 가전’으로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는 방증이다. 생활가전 사업부문은 올해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LG전자의 2·4분기 실적에 대해 ‘가전의 승리’라고 표현한다. 업계의 예상치를 뜯어 보면 이런 분석이 납득된다.

세탁기와 냉장고·에어컨을 제조하는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2·4분기 약 4,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 분기(4,078억원) 대비 10%가량 개선된 실적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가전 시장인 북미에서 LG전자의 가전이 벤츠나 BMW와 같이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정받는 것이 제일 큰 이유다. LG전자의 트윈워시는 북미에서 9년 연속 시장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멕시코 등 8개국에서 추가로 제품이 출시됐다. 에어컨 역시 성수기를 맞은 것도 호재가 됐다. TV 등을 생산하는 HE사업본부는 2·4분기에도 3,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레드 TV 중에서도 수익성이 좋은 65인치 이상 대형 TV의 반응이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반기 가전 시장의 영업이익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초프리미엄 제품인 ‘LG 시그니처’가 본격적으로 판매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올레드 TV는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세탁기와 냉장고 및 오븐도 곧 출시될 예정이다.


LG전자의 가장 큰 숙제는 MC 사업본부다. 스마트폰 G5는 모듈이라는 개념을 도입했지만 출시 초기 북미 시장에서 흐름을 타지 못했다. G5의 2·4분기 판매량은 250만대로 삼성전자의 갤럭시S7의 5분의1 수준에 머물렀다. G5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보급형 라인을 함께 확장한 것도 패착으로 지적된다. 프리미엄 브랜드 G와 V에 이어 K와 X 등 중저가 브랜드가 오히려 소비자의 이목을 분산시켰다는 지적이다. 모듈폰을 생산하기 위해 개발 비용을 많이 투입하면서 영업이익을 남기기 힘든 구조인 점도 악재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6에 플라스틱이 아닌 메털 구조를 도입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것과 비슷한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모듈’이라는 좋은 양식을 수익으로 돌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베트남 공장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해 원가를 낮추고 있지만 LG전자는 평택 등에서 제품을 생산해 원가가 높은 것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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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LG전자가 북미 시장에서는 LG시그니처, 남미와 유럽에서는 트윈워시 등 프리미엄 가전을 계속해서 확대하는 점이 호재지만 근본적으로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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