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보잉사-이란 '역사적 거래' 무산되나

美 의회 "항공기 판매계약, 미국 안보에 위협 될수도...허가 말아야" 제동

이란 경제제재 해제의 상징인 이란 항공사의 미국 보잉사 항공기 구매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미 의회 일부에서 안보 문제를 이유로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지난 6월 보잉사가 발표한 이란 국적항공사인 이란항공과의 항공기 판매계약이 “미국의 안보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일부 의원들의 주장으로 파기될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빌 하이징아(미시간) 공화당 의원은 전날 국회 금융위원회 회의에서 “나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핵무기 개발을 시도했던 이란 정권과 미국 기업이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것을 몹시 우려하고 있다”며 미 재무부가 해당 계약을 허가하면 안 된다고 발언했다. 그는 자국 항공기가 이란에 넘어가면 훗날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당초 보잉사는 이란항공에 항공기 109대를 총 176억달러(약 20조4,000억원)에 판매하는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80대는 직접판매 방식으로, 나머지는 보잉사 소유인 채 리스 방식으로 운용될 계획이었다. 만약 계약이 성사되면 이는 1월 유럽계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가 이란항공에 항공기 118대를 270억달러에 판매한 이래 이란이 맺은 최대 규모의 항공기 거래이자 미국이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최초로 이란에 자국 항공기를 판매한 사례로 기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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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빌 의원을 포함한 금융위 소속 하원의원들은 보잉사의 항공기 수출을 중단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며 구체적인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미 수출입은행의 수출금융 지원 등을 제한하는 방식을 꺼내 들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여전히 이란과의 달러 거래를 모두 풀지 않았기 때문에 의회 승인 없이는 수출입은행이 나설 수 없는 상황을 이용한 것이다. 이에 보잉사 측은 “현재 수출입은행은 이란과의 항공기 거래에서 금융지원을 해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미국 정부가 ‘녹색등’을 켜주지 않는 이상 계약을 매듭짓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해 판매계획이 무산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지난달 중순 이란항공에 가한 제재를 완화하고 유럽편 노선 운항을 대부분 허가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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