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총격전으로 번진 美 흑인사망 항의시위…매복 총격에 경찰 4명 사망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경찰의 흑인 총격에 항의하는 시위 도중 총격전이 벌어져 경찰 최소 4명이 사망했다. 경찰의 총격이 또 다른 보복 총격을 낳는 최악의 사태로 번지고 있는 셈이다.

댈러스 경찰은 7일(현지시간) 저녁 8시45분께 시위대가 댈러스 시청에서 800m 가량 떨어진 거리를 행진하는 도중 2명의 용의자가 10여 명의 경찰을 조준 사격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과 NBC방송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이번 총격으로 현재까지 최소 4명의 경찰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용의자 1명을 총격 끝에 체포해 구금했으며, 또 다른 용의자 1명이 투항했다고 밝혔다. 또 용의자가 붙잡힌 곳에서 수상한 꾸러미도 발견해 폭탄물 처리반에 인계했다. 데이비드 브라운 댈러스 경찰서장은 “용의자들이 인근 주차장의 지대가 높은 두 곳에 숨어있었던 것 같다”며 “가능한 한 많은 경찰들을 죽이거나 다치게 할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총격이 벌어진 시간에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지난 5∼6일 루이지애나와 미네소타에서 경찰의 총격에 흑인이 잇따라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는 중이었다. 지역 방송 등이 촬영한 현장 영상에는 시위대가 거리를 행진하는 도중 갑자기 여러 발의 총성이 들리자 군중이 급히 흩어지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후 경찰 특수기동대(SWAT)가 헬기 등을 동원해 용의자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일대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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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성명을 내고 주 정부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다하도록 지시했다며 “이러한 시기에는 미국인으로서 힘을 합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항공국은 이날 댈러스 상공에 긴급 구호 목적의 항공기를 제외한 항공기 통행을 제한하기도 했다.

이날 경찰관 피격은 최근 잇단 경찰의 흑인 총격 살해에 따른 항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경찰의 흑인 과잉 진압에 대한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시위 도중 발생한 경찰 피격까지 맞물리면서 인종 갈등이 더욱 확산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aily.com

정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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