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뒷북경제]주부·학생도 만능통장 ISA 가입될까...논란 가열

찬성 "英·日도 주부·학생 가입 하용...큰 효과 거두려면 가입자격 확대해야"

VS 반대 "자산가의 아내·자녀만 가입할 것...결국 부자감세"





금융업계, 정치권에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 대상에 주부나 학생도 포함시키자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ISA는 가입자의 자금을 매년 2,000만원까지 예금이나 적금,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다. 의무 가입 기간 5년을 채우면 수익 중 200만원까지는 세금을 물지 않는다. 국민 자산을 불려주기 위한 ‘만능통장’이다. 단, 근로·사업소득이 있어야만 가입할 수 있어 주부나 학생은 제외된 상태다.


우선 지난 5월 30일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ISA의 가입 자격을 주부와 학생 등 소득이 없는 사람으로 확대하도록 정부에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보다 먼저 ISA 제도를 실시한 영국이나 일본도 주부와 학생의 가입을 허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지난 3월 제도가 도입된 후 가입자가 영국, 일본에 비해 저조한데, 자격을 확대하면 더 큰 호응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ISA는 판매를 시작한 지난 3월 14일부터 6월 10일까지 가입 금액이 2조 567억원, 계좌당 평균 가입액은 93만 3,000원 수준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제통’으로 불리는 최운열 정책위원회 부의장도 “현행 ISA는 영국, 일본 등에 비해 제약이 많아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가정주부, 미성년자. 은퇴생활자로 확대하는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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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부자 감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5년 동안 투자한 돈을 못 빼는 ISA의 특성 상 저소득층의 아내, 자녀가 가입할 가능성은 낮다. 결국 고소득층의 아내, 자녀가 대부분 가입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부자의 자산 불리기에 정부가 세제혜택을 주는 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가정주부, 노인 등 소득이 없는 사람들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비과세 상품도 많이 판매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ISA 가입 대상을 소득이 없는 사람들로 확대하는 것은 과잉 , 중복 혜택이 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ISA에 주부, 학생을 포함시키려면 기존 상품들을 정리해야 하는 데 그 작업도 결코 간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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