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해 8~10월 전국에서 표본추출한 1만2,000가구를 대상으로 ‘가임기 기혼여성과 미혼남녀의 결혼·출산행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20~44세 미혼남녀 2,383명 중 여성의 55%, 남성의 44%는 혼인신고 시점에 대해 ‘결혼식 후 함께 살아본 뒤에 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했다. ‘남자는 집, 여자는 혼수를 마련해야 한다’는 기존 관습에 대해서는 남성의 21%, 여성의 28%만 찬성했다.
배우자의 조건으로는 성격(남성 44%, 여성 37%)을 가장 중시했다. 하지만 2·3순위는 남성이 신뢰·사랑(21%)과 건강(9%)을, 여성이 경제력·직업(28%)과 가정환경(9%)을 꼽았다.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응답자는 여성이 13.9%로 남성(9.9%)보다 많았다. 하지만 지난 2005년 8.8%, 5.6%와 비교하면 남성의 증가폭이 1.8배로 여성(1.6배)보다 컸다.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결혼비용(주택비용 제외)은 남성보다 여성이 높았다. ‘4,000만원 초과’를 꼽은 남녀는 22%대로 거의 같았지만 2,000만원 초과~4,000만원 이하는 여성(43%), 2,000만원 이하는 남성(44%)이 9%포인트가량 많았다.
30~44세 미혼남녀 중 지금까지 결혼하지 못한 이유가 주택·결혼비용 마련 곤란, 소득부족, 결혼생활비용 부담, 고용불안, 실업 등 ‘경제형편’ 때문이라는 응답자는 남성이 41%로 여성(11%)의 3.7배나 됐다.
여성의 미혼 이유 중에는 본인의 가치관이나 사회생활 욕구의 비중이 컸다. ‘내 일에 충실하고 싶어서’ ‘결혼·직장생활을 동시에 하기 곤란하거나 사회활동에 지장이 있을까봐’ ‘상대방에 구속되기 싫어서’ ‘결혼제도가 남편 중심이어서’를 꼽은 미혼여성은 26%로 남성(9%)의 2.9배였다. ‘기대치에 맞는 사람을 못 만났다’는 응답자도 여성(33%)이 남성(17%)의 1.9배였다.
49세 이하 기혼여성 1만1,009명 중 11%는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고 응답했다. 이들에겐 여유있고 자유로운 생활, 직장생활을 계속 하는 게 우선순위였다.
49세 이하 기혼여성은 평균 2.38회 임신을 했지만 이 가운데 22%(0.52회)는 자연유산, 인공임신중절, 사산으로 끝났다. 이들이 낳은 자녀는 평균 1.75명이었다. 출생아수는 초혼연령과 반비례했다. 25세 미만에 초혼한 연령층은 평균 2.04명의 아기를 낳아 35세 이상(0.80명)의 2.5배를 웃돌았다. 25~29세는 1.76명, 30~34세는 1.33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