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파비안 피카르도 지브롤터 자치정부 수석장관은 인터뷰에서 “리스본조약 50조가 발동된 이후 영국과 다른 EU 회원국 간 협상 결과에 대해 영국 국민은 할 말을 해야 한다”며 “유권자들에게 EU에 남을 것인지 아니면 브렉시트 이후 EU 회원국과 새로운 조약을 받아들일 것인지를 선택할 기회를 다시 한 번 줘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자치령인 지브롤터는 스페인 이베리아 반도에 위치해 있다. 유권자수가 2만 3,000명에 불과하지만 전통적으로 친 EU 성향을 보여왔다. 이번 브렉시트 투표에서도 유권자 96%가 잔류에 표를 던졌다. 지리적 여건 때문에 영국이 EU에서 탈퇴할 경우 국경 통제가 이뤄지면서 경제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카르도 수석장관의 제안이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영국 주류 정치인들은 국민이 브렉시트를 택한 이상 이를 취소하거나 뒤집을 방법이 없다고 보고 있다. 탈퇴 지지자들의 반발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해 피카르도 수석장관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EU 간 관계가 명확해진 이후 브렉시트를 지지했던 일부 유권자들이 생각을 바꿨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는 “탈퇴를 찍었던 이들 중에서는 브렉시트 결과가 예상했던 것과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며 “일부는 장밋빛 전망에 탈퇴를 찍었을 것이고 일부는 탈퇴 지지자들의 잘못된 주장에 설득당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브렉시트 결정이 나오자마자 지브롤터에 대한 스페인의 야심도 강해지고 있다. 300년 이상 소유권을 주장해온 스페인은 브렉시트로 결과가 나오자 지브롤터에 대한 공동 주권을 주장했다. 피카르도 수석장관 역시 브렉시트로 인해 지브롤터가 겪을 불이익이 상당한 만큼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스페인과 영국의 공동주권을 다시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