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위조를 시인한 위조범이 존재하고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위작’이라고 결론 냈음에도 “진작이 확실하다”고 주장한 이우환(80) 화백이 경찰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이상원 서울경찰청장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화백이 처음 경찰에 출석했을 때 국과수 감정 결과를 설명했더니 아무 얘기도 못 했지만, 이틀 후 다시 와서 모두 진작이라고 했다”며 “왜 이렇게 하는지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은지 의심스럽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청장은 “이 화백이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왜 그렇게 하는지 사주하는 사람이 있는지도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찰 조사를 받을 경우 이 화백은 ‘참고인’ 신분을 유지한다. 이 화백은 작품의 진위 판단을 위한 참고인일 뿐 아니라 위작 제작 및 유통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이 화백의 범죄 혐의는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참고인 신분으로 여러 가지를 확인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우환은 지난달 27일 위작 유통에 대한 제보를 받고 1년 가까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의 중랑구 사무실을 찾아 위작 의혹을 받고 있는 그림 13점을 직접 봤다. 그러나 당일에는 입장 발표를 하지 않고 이틀 뒤 29일 다시 경찰에 출석한 뒤 “13점 모두 내가 그린 진품”이라고 확인했다. 다음날 기자회견을 연 이 화백은 그러나 해당 작품의 정확한 전시 이력이나 소장처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을 뿐 아니라 일부 작품의 경우 “그림은 내 것인데 사인은 내가 한 것이 아니다”라고 하는 등 명쾌하지 않은 답변들로 혼란을 가중시켰다. 이후 이 화백 측은 작가가 해당 작품을 진품이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될 만한 과거 도록과 전시 이력 등을 찾아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