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핫이슈메이커] 박정원 취임후 첫 M&A...신성장동력 발굴 본격 행보

재무개선 마치고 공격경영 나선 박정원

미국 에너지저장장치 기업 인수

기존 풍력발전과 시너지 기대

박정원박정원




박정원(사진) 두산그룹 회장이 취임 석달 만에 미국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술 업체를 인수했다. 자산매각 등 그룹의 재무개선 마무리 작업을 벌여온 박 회장이 이제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공수 전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에너지저장장치(ESS) 제어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 ‘원에너지시스템스’를 인수하고 사명을 두산그리드텍으로 변경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업체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테슬라 출신 엔지니어들이 지난 2011년 설립한 회사로 ESS 시스템 제어 소프트웨어를 북미 전력 업체에 공급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왔다. 인수 금액은 수백억원선에 불과하지만 그룹의 미래 수익원을 확보하는 데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인수는 박 회장이 지난 4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단행한 인수합병(M&A)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및 국내 건설 경기 악화로 유동성 위기에 빠졌던 두산그룹은 그동안 인력감축·자산매각 등 ‘몸집 줄이기’에 주력해왔다.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사업부, 방산업체 두산DST를 팔았으며 보유 중이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4.99%)도 처분했다. 또 두산건설도 배열회수보일러(HRSG)사업매각 막바지 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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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혹독한 다이어트를 해온 두산그룹이 주요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을 통해 M&A에 나선 것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의 재무 상태가 안정기에 접어든 만큼 50대 젊은 총수인 박 회장이 그룹차원에서 미래 성장동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특히 박 회장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에너지 신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두산이 연료전지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두산중공업은 신재생 에너지 비중이 급증하는 에너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이번 인수를 결정했다. 두산중공업은 원자력·화력 등 전통 방식의 발전기에 들어가는 보일러·터빈 제작 및 시공을 주요 사업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스마트그리드·충전소 등 관련 인프라 산업이 팽창 조짐을 보이고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경영진에서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만으로는 에너지산업 변화에 적응할 수 없다고 판단해 ESS 사업 강화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9월 스마트그리드 보급 지원 주관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ESS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ESS는 전력을 저장해두는 일종의 ‘대용량 배터리’로 출력이 일정하지 않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필수적이다. 두산중공업은 그동안 ESS 시스템 설치에 필요한 기기와 소프트웨어를 외부에서 조달했으나 이제는 자체적으로 제어 기술을 보유하게 돼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더해 두산중공업은 기존 풍력 발전사업과 ESS 사업의 시너지 효과도 노리고 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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