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김무성 “박사모 옳지 못하고 빗나간 행동했다” 정면으로 비판

“대통령과 각 세우지 않으려고 병신 소리들으면서 참았다”

“제왕적 대통령 권력체제 바꿔야”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14일 1,0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박사모(박근혜 대통령 지지모임)는 분화됐고 박사모는 옳지 못하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박사모를 만나지 않았는데 박사모는 그걸 인정하지 않고 빗나갈 활동을 했다”고 박사모를 정면으로 비난했다.

이어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리려다가 몰매를 맞았다. 병신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약점 잡힌 것 아니냐는 소리 들으면서까지 참았다”며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참고 또 참았다”고 말했다. 이어 “제왕적 대통령 권력체제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2014년 전당대회 승리 2주년을 기념해 서울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1,000여명의 지지자들과 대규모 만찬 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가 전대를 앞두고 열리는 만큼 김 전 대표가 비박계 세 결집을 주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김 전 대표는 앞서 “비주류 후보를 지지할 수밖에 없다” “당선되려면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전대 개입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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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에 참석한 지지자들은 전당대회 대표 출마를 고려하는 서청원 의원을 향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서 대표 당선을) 막아야 한다”며 입을 모았다.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정병국·한선교 의원도 행사장을 찾아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김무성 전 대표의 모습도 대권 행보를 연상하게 했다. 행사 무대에는 ‘반드시 이어갑시다’ ‘그가 필요했다’고 적힌 대형 플랜카드가 걸려 있었다. 사회자는 김 전 대표가 행사장에 등장하자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동지 여러분 자랑스러운 김무성입니다”라고 소개했고 참석자들은 연신 ‘김무성’을 외치며 환호했다. 총선 참패로 대표를 물러난 뒤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박성중 의원은 인사말에서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김 전 대표가) 참아왔다”고 말했고 권오을 전 의원은 “언젠가는 (김 전 대표가) 다시 깃발을 들지 않겠나. 김무성 깃발 아래 다시 모여야 한다”고 말했다.

불출마 선언 전까지 유력 주자로 꼽혔던 최 의원은 김 전 대표와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최 의원은 오는 19일 출국해 8월 초까지 유럽에 머무를 계획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영국을 찾아 영국 재무장관과 영국중앙은행장을 만난 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유럽 시찰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최 의원 측은 개인 일정이라며 일축했지만 전대와 거리를 두기 위해 자리를 비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르면 다음주 초 출마 선언을 앞둔 서 의원을 배려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친박 책임론’ 탓에 끝내 불출마를 택했지만 전대가 다가올수록 다시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17일 당에서 총선 참패 백서를 발간할 예정인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안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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