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새 내각 22명의 인선작업을 모두 마치고 명단을 공개했다. 영국 총리실은 “담대한 내각”이라고 평가하며 “메이 총리가 사회개혁을 추진하는 데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메이 총리가 ‘통합 내각’을 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메이 총리는 EU 잔류파에 속하지만 탈퇴 의사를 밝힌 7명을 장관직에 앉히면서 분열된 보수당의 통합을 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탈퇴파 인사를 브렉시트 협상 전면에 내세웠다. 존슨 전 시장을 외무장관에 기용한 데 이어 리엄 폭스 전 국방장관을 신설된 국제통상장관에 앉힌 것이 대표적이다. 이 두 부서는 EU 탈퇴 협상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어 ‘영국이 EU를 떠나도 새롭게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던 탈퇴파의 주장을 직접 확인하고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EU 지도자들은 이번 내각이 보수당 분열 수습에만 무게를 뒀을 뿐 브렉시트 협상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처음에는 나라를 브렉시트로 유혹했다가 나중에는 책임지기를 거부하는 무책임한 정치인들”이라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심지어 일부 독일 언론은 존슨 전 시장의 외무장관 임명을 ‘영국식 조크’로 비꼬기도 했다. 장마르크 에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존슨 신임 외무장관에 대해 “수많은 거짓말을 했다”고 비판하며 “명확하고 신뢰할 만한 사람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가디언은 이번 개각을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와의 ‘선 긋기’로 평가했다. 이번 인사로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과 존슨 신임 외무장관의 총리 출마를 실질적으로 막았던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 등 캐머런 전 총리의 측근 4명이 모두 경질됐다. 맬컴 리프킨드 전 국방장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무자비한 인사”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