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철(사진) 한글과컴퓨터 회장은 지난 15일 제주도의 한 호텔에서 미래전략 발표회를 갖고 “세계 오피스 소프트웨어(업무용 소프트웨어) 시장 점유율을 5%까지 끌어 올리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이텍스트는 한컴이 지난해 12월 인수한 벨기에 기업으로 PDF문서 프로그램을 공급한다. 그는 “라인의 (도쿄와 뉴욕 동시) 상장으로 대박을 친 네이버처럼 아이텍스트사가 해외에 상장하면 한컴오피스 사업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한컴의 간판 업무용 소프트웨어인) 한컴오피스의 점유율이 국내에서는 약 30%이지만 세계 시장에서는 0.4%에 불과하다”며 “인도 연구개발(R&D)센터를 해외 전진기지로 삼고, 음성인식 통·번역 등 신사업을 오피스와 연계해나갈 것”이라고 전략을 밝혔다.
특히 중국, 러시아, 인도, 남미, 중동 등 5대 거점 시장 공략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곳은 미국산 소프트웨어를 견제하는 정치·경제 환경으로 상대적으로 한컴의 소프트웨어가 파고들 틈새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도 한컴오피스 제품군의 새 버전인 ‘한컴오피스 네오’를 현지 기업 등에 공급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김 회장은 “중국 최대의 오피스 소프트웨어 기업인 킹소프트에 웹오피스(인터넷서버에 연결해 쓸 수 있는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공급한 데 이어 조만간 중국 최대 정보통신기업에 서비스를 공급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시장까지 공략하기 위해 현지 IT기업을 인수하겠다는 게 김 회장의 전략이다.
이를 통해 올해 매출의 15%를 해외에서 벌어들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남미 등에서 수주한 계약 가운데 매출로 인식되지 않은 선수금이 꽤 있다”며 “올해 해외 자회사, 합작법인 등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까지 포함하면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한컴오피스 네오가 지난달 경기도교육청의 통합 오피스(업무용) 소프트웨어로 선정됐다”며 “국내 교육시장의 약 40%에 달하는 시장에서 사업을 따낸 셈”이라고 소개했다. 이는 “한컴오피스가 마이크로소프트(MS)오피스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받은 사례”라는 게 김 회장의 분석이다. 한컴 측은 올해 처음으로 매출이 지난해(849억 원)보다 18% 증가한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