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트렌드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지만 틈새 시장을 잘 공략한다면 주류 아이템이나 장수 브랜드로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지난 몇 해 동안 창업시장을 뜨겁게 만들었던 스몰비어 전문점과 다른 수제맥주 독자 노선을 확보해 우리나라 대표 수제맥주 전문점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서울 여의도동에 위치한 생활맥주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임상진(사진) 생활맥주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본사 사무실과 분위기는 효율을 추구하는 그의 성격을 그대로 대변하는 듯 했다. 49.5㎡(20평) 규모인 본사 사무실은 다른 프랜차이즈 본사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었지만 한 공간 안에서 대표를 비롯해 다섯 명의 직원들이 함께 전국 매장을 관리하고 있었다. 놀 땐 놀고 일할 땐 일하자는 그의 철학에 따라 본사 직원들은 오전 10시에 출근한 후 오후 6시가 되면 상사 눈치를 보지 않고 곧바로 퇴근한다.
그의 뚜렷한 경영 철학은 12년 간 외식업계에 종사하면서 형성된 결과물이다. 그는 “일반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비효율적인 조직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평소 관심이 있었던 요식업에 뛰어들었다”며 “10년이 넘게 프랜차이즈 치킨 매장을 운영하면서 기존 업체의 장단점을 파악해 생활맥주 창업에 참고했다”고 말했다.
생활맥주는 수제맥주 전문 브랜드다. 나만 아는 동네 가게, 개성 있는 매장과 메뉴를 찾는 수요가 늘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한 임 대표는 아직 시장에 제대로 된 수제맥주 전문점이 없다는 것을 파악하고 수제맥주 프랜차이즈를 열었다. 지방 양조장을 직접 방문해 시음해 보며 국산 수제맥주를 중심으로 한 메뉴를 꾸렸다.
임 대표는 “메뉴부터 기존 맥주집과는 다르게 구성했을 뿐 아니라 매장별 인테리어를 달리해 고객들이 여러 매장을 방문하더라도 색다른 느낌을 받게 했다”며 “매장별로 수제맥주 메뉴 1~2종이 다르고 매장 내부도 주거지, 오피스, 대학가 등 상권 특성에 맞게 구성해 매장 안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생활맥주는 주메뉴인 수제맥주 뿐만 아니라 사이드 메뉴인 치킨이 맛있기로 유명하다. 치킨 맛의 비결은 ‘획기적인 유통과정’에 있다. 생활맥주에서 사용되는 생닭은 도계(닭을 잡는 것)후 염지를 거쳐 3일 내에 냉장 상태로 매장으로 직배송된다. 얼리지 않은 신선한 닭을 튀기기만 잘해도 맛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양계장과의 직거래를 통해 실제 많은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겪고 있는 유통 기한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한 것이다.
그는 “가맹점이 탄탄해야 본사도 오래갈 수 있다는 회사 경영 방침에 따라 가맹점의 인건비, 식비, 식자재비 경감에 힘쓰고 있다”며 “프랜차이즈 업체의 원재료비 평균이 판매가의 45% 수준인데 반해 생활맥주의 경우 17%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본사가 대부분의 사이드 메뉴를 반조리 상태로 진공 포장해 배송하기 때문에 조리에 필요한 인건비를 대폭 줄일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며 “뿐만 아니라 직원 식비도 지원해주는 등 가맹점의 편의를 우선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생활맥주가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얻자 매장과 메뉴 콘셉트를 모방한 미투 브랜드들도 등장했다. 하지만 그는 무분별하게 원조를 좇기만 하는 브랜드들은 경쟁력이 없어 우려할 만한 대상이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특별한 아이디어 없이 베끼기 창업은 본사뿐만 아니라 가맹점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끼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다양한 양조장에서 생산한 품질과 맛이 뛰어난 수제맥주를 소개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개인의 취향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는 수제맥주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수제맥주를 발굴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