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北 미사일 발사, 우리의 '사드 분열'이 빌미줬다

북한이 19일 새벽 스커드와 노동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황해북도 황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총 3발을 발사했다”고 밝히면서 미사일 비행거리를 500~600㎞ 내외로 분석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미사일 발사가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경북 성주 배치를 겨냥한 무력시위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핵·탄도미사일 시험 등으로 유엔과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도 미사일 도발을 일삼아온 북한이지만 이번 미사일 발사의 노림수는 남다르다. 앞서 무수단 등 중거리 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경우 괌·하와이 등 미국 영토 타격 능력을 과시한 것인 데 반해 이번 미사일은 우리나라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계획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로 추정되는 스커드-C나 노동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가 500~1300㎞이고 발사장소인 황주에서 성주까지의 직선거리가 38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앞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결정된 직후인 11일 총참모부 포병국 명의의 ‘중대경고’를 통해 “사드 배치장소가 확정된 시각부터 물리적 대응조치가 실행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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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북한의 이번 도발은 우리 사회가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사드의 성주 배치가 확정된 후 우리의 분열과 갈등을 지켜본 북한이 ‘남남갈등’을 부추기기 위해 이번 도발을 무모하게 감행했다고 봐야 한다. 결국 성주가 공격목표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주민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해 우리 사회의 분열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도발을 감행한 북한 정권의 속셈이다. 우리 군과 미군이 직접 기지를 공개하기까지 한 전자파 위해성 시험 결과에도 ‘사드 괴담’은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이다. 적 앞에 분열된 사회는 어떤 방어체계로도 지킬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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