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택시 앱 ‘리프트(Lyft)’가 런칭된지는 4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자신이 단순한 택시 앱이 아님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 5월 GM과 손잡고 오는 2017년부터 자율주행 전기택시를 시범 운용할 계획임을 천명한 것. GM이 자율주행 차량 보급을 위해 리프트에 5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발표가 나온 지 수개월만의 일이었다. 리프트의 공동설립자 로건 그린은 자율주행 자동차로 인해 앞으로 자동차의 소유와 운전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될 것이라 말한다. 또한 도시와 교외, 그리고 자동차 자체의 모습까지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 보고 있다.
자동차 소유의 시대는 끝났다고 보나?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리프트와 같은 네트워크 차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다양성과 유연성을 선호하게 될 것이다.생각해보자. 왜 굳이 차량을 구입해 모든 것을 직접 하려 하나? 주차와 세차에 시간을 낭비해야할 이유가 뭔가? 게다가 교통사고의 90% 이상이 인간의 실수 때문에 일어난다. 안전을 생각하면 네트워크상에서 운용되는 자율주행 차량 외에는 합리적 대안이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자동차 환경이 어떻게 변할 것으로 판단하나?
차량의 일생 중 도로를 달리는 시간은 단 4%에 불과하다. 이처럼 주차장과 도로변, 골목에서 놀고 있는 차량이 모두 사라지면 어떻게 될지 상상해봐라. 도로 이용의 효율성을 대폭 높여줄 엄청난 여유공간이 생길 것이다. 예컨대 길가에 주차된 차량이 없다면 도로를 지금보다 좁게 만들고, 보도의 폭을 넓힐 수 있다. 그만큼 보행자 친화적 도시 설계가 가능하며, 수천 대를 수용하는 주차 빌딩도 필요 없어진다. 또한 백화점이나 쇼핑몰들도 지하 수개 층에 걸쳐 거대한 주차장을 보유할 필요가 없다. 그저 적정 규모의 승·하차장만 운용하면 된다.
하지만 자율주행 택시도 어딘가에는 세워 둬야 할 것 아닌가?
사실 그게 해결과제이기는 하다. 다만 인구밀도가 높은 도심에 작은 주차장들을, 부도심 지역에 대형 주차장을 운용하면 해결 가능하다고 본다. 분명히 말하는데, 이용자가 많다고 도심에 대량의 자율주행 차량을 대기시켜 놓을 필요는 없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승강장에 줄을 서서 대기하란 말인가?
승강장 문제 역시 자율주행 택시의 운용에 중요한 사안이다. 리프트 택시만 해도 택시를 타고 내리려는 승객들 때문에 교통흐름이 방해된다는 불만이 미국 내 여러 도시에서 제기되고 있다. 도시 곳곳에 별도의 자율주행 택시 승강장을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때가 됐다고 본다.
운전자를 고려하지 않은 차량의 내부는 어떤 모습일까. 정말 핸들이 없을까?
진정한 자율주행 차량이라면 핸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사람이 운전 권한을 넘겨받아야 할 일이 생기리라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실내에 상당한 추가 공간이 생길 것이다. 하지만 그 공간이 어떻게 활용될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목적지로 이동하는 동안 사람들이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은지 모르는 탓이다. 사람들은 업무를 보려 할까, 잠을 청할까. 아니면 오락을 즐기려 할까. 혹시 함께 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관계를 돈독히 하려 하지는 않을까. 어쩌면 이 모두를 원할 수도 있다. 우리의 계획대로 내년 중 자율주행 택시의 시범운용이 시작되면 수년 내에 답을 알게 될 것이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Edited & condensed by XAVIER HAR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