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엔화가치 급등 저지를 명분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려던 일본 정부에 “그럴 필요가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IMF는 일본 정부의 주장과 달리 엔화가 질서정연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과거 ‘플라자합의’와 같은 다국적 환율협약의 필요성도 배제했다. 이에 따라 오는 23~24일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외환시장 개입의 정당성을 얻고자 했던 일본은 설 자리가 좁아졌다.
모리스 옵스펠드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IMF는 일본 정부가 이용할 수 있는 정책수단인 ‘세 개의 화살’이 일본의 성장을 이끌고 목표 인플레이션에 도달하는 데 도움을 줄 방법이라고 판단한다”며 “따라서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 필요하거나 부양정책의 패키지로 유용하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IMF가 최근 몇주간 엔화 변동성을 확인했지만 “엔화를 둘러싼 시장환경이 무질서하다는 결론을 내리기에는 근거가 부족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옵스펠트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글로벌 외환시장 환경이라는 측면에서 환율 변동성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며 “유연한 환율은 실제로 시장에 충격이 가해졌을 때 완충재로서 조정을 촉진하는 유용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G20을 비롯한 특정국 통화에 대한 공동의 시정조치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그는 “G20 차원에서 새로운 플라자합의를 내놓거나 국내 통화와 재정정책을 ‘환율 목표’에 끼워 맞추는 계획 등이 마련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플라자합의는 지난 1985년 미국과 독일·프랑스·일본·영국 등 주요5개국 재무장관들이 달러화 강세를 완화하기 위해 이끌어낸 합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