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SKT-CJ헬로 합병무산 후폭풍...'3,200억 콘텐츠 육성' 표류

공동 펀드조성 불가능해져

SKB, 사업계획 대폭 축소

"당분간 대규모 투자 어려워"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허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가 무산되면서 SK와 CJ가 인수합병 1년 내 조성하기로 한 3,200억원 펀드가 대폭 축소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에서도 미국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와 같은 작품을 만들기 위한 콘텐츠 생태계 조성에 노란불이 들어온 셈이다.

20일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3,200억원중 1,000억원은 CJ그룹측과 함께 공동 조성하기로 한 것인데 인수가 무산됐으니 당연히 공동 조성은 불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머지 2,200억원중 800억원은 우리 측이 독자적으로 조달하고 남은 금액(1,400억원)은 외부에서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이 역시 CJ헬로비전과 합병해 기업의 규모를 키우고 자금력을 확충하는 것을 전제로 짰던 시나리오여서 현재로선 실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는 지속하겠지만 현재의 (유료방송서비스) 가입고객 기반 수준으로는 단기간에 몇 천억원씩의 대규모 투자는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 안팎에서는 국내외 유망 미디어콘텐츠 업체들과 제휴를 강화 등을 통한 질적 성장을 꾀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인수합병에 다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의 또 다른 관계자는 “당분간 인수합병이 어렵다는 것이지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후보군으로는 CJ헬로비전이 다시 물망에 오를 수 있고 씨앤엠이나 현대HCN , 티브로드 등도 검토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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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처럼 통째로 사들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인수합병건에 관여했던 한 법조계 인사는 “공정위는 CJ헬로비전이 알뜰폰업계의 시장 질서를 흔드는 독행기업이라고 단정지었고 유료방송도 권역별로 시장점유율을 심사해 이번 인수합병 불허의 주된 이유로 삼았다”며 “이런 논리를 피하려면 CJ헬로비전의 알뜰폰 사업과 유료방송사업 등을 분할해 재매각 작업이 진행되는 수밖에 없고, 상황에 따라 유료방송사업도 권역별로 쪼개 팔아야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다른 유료방송업체 인수합병시에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이럴 경우 매수자 측에선 인수합병 시너지가 떨어지고 매도자는 충분한 가격을 받지 못하게 된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가 연내 ‘유료방송 발전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사업발전 계획을 내놓기로 했다. 최재유 미래부 제2차관은 이날 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료방송 추진 위원회를 구성해 이르면 올해 유료방송 발전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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