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메이 "탈퇴협상 연내 안해" vs 메르켈 "어정쩡 상태 끝내야"

유럽 두 여성지도자 첫 만남

화기애애한 분위기 연출 속

"초반 氣싸움 밀리지 않겠다"

'브렉시트 협상 시점'엔 팽팽

‘영혼의 단짝(영국 데일리미러)’, ‘브렉시트로 점철된 조우(가디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의 협상 테이블을 주도할 두 여성 지도자 간 첫 만남에 대한 외신들의 평가다. 유럽을 대표하는 여성 지도자라는 공통점을 가졌지만 브렉시트 협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것이다. 2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첫 정상회담을 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양국 간 우호관계를 강조하며 시종일관 웃음 가득한 표정으로 화목한 분위기를 보였지만 브렉시트 협상에 대해서는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메르켈 총리는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에도 양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주요20개국(G20) 및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같은 가치를 추구할 것”이라고 운을 뗐다. 메이 총리도 지난 18일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에서 발생한 도끼 테러에 대해 애도를 표한 후 “영국이 유럽을 나가는 것이 유럽 친구들을 떠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두 정상은 브렉시트 협상 시기에 대해 기존의 의견차이를 다시 드러냈다. 메이 총리는 “(탈퇴 협상을 시작하는)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할 때까지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전부터 협상이 올해 안에 시작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국민을 위해 상품과 서비스 교역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어낼 것”이라며 영국이 협상 과정에서도 이동의 자유 및 유럽연합(EU) 단일시장 접근 문제에 대해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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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메르켈 총리는 영국 내각이 구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영국에 이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영국 국민과 EU 회원국 모두 어정쩡한 상태가 오랜 기간 지속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탈퇴 협상을 계속 미룰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메이 총리와 앙겔라 총리의 이 같은 언급은 본격적인 협상을 앞두고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 시기를 늦추고 탈퇴파를 전면에 내세워 영국의 이익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영국이 체리피킹(가장 맛있는 부분만 먹는 것)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 같은 태도를 비판했으며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등 EU 지도자들도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탈퇴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영국을 압박한 바 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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