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ECB 출범후 최대 위기설 '솔솔'

채권매입 등 양적완화 한계 봉착...시장 신뢰 잃어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가결로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써온 유럽중앙은행(ECB)이 출범 이후 최대 위기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유일하게 남은 정책수단인 양적완화(채권 등 자산 매입)를 더 이상 확대할 수 없는 ‘딜레마’로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다는 것이다.

2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매달 800억유로어치의 채권을 사들이는 ECB가 추가 매입할 채권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CB는 자체적으로 정한 예치금리(연 -0.4%) 밑으로는 채권을 매입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BoA메릴린치에 따르면 현재 독일 국채의 절반가량은 수익률 -0.4%를 밑돌고 있다. 브렉


레시트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되면서 주요국 국채 가격이 급등(금리 하락)했고 이 과정에서 독일 국채금리가 매입 부적합 채권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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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옵션으로 두 가지가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나는 예치금리 이상의 수익률로 채권을 매입해야 하는 의무규정을 삭제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안은 채권금리 하락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회원국의 경제규모에 비례해 자산을 사들이도록 한 규정을 일부 완화하는 방안도 있지만 이 역시 회원국 간 불평등 논란을 야기할 수 있어 선택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ECB가 이날 열리는 회의에서 추가 완화책을 의결하기보다 경기부양 의지를 재확인하고 향후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선에서 마무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CB의 정책수단이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 당장 행동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프랑크 딕스미어 알리안츠 글로벌채권담당 책임자는 “이번 통화정책의 최우선 과제는 ECB가 다시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확신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 설문조사에서도 이번 회의 때 금리인하 쪽에 손을 든 전문가는 한 사람도 나오지 않았다. 유럽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ECB가 오는 10월께 금리를 추가 인하할 확률을 52%가량으로 점치고 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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