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美·中 무역분쟁에 등 터지는 삼성·LG

美상무부, 중국서 생산한 세탁기에 최고 111% 관세폭탄

철강에도 최고 48%...업계 "이대론 美 수출 접어야할 판"



미국이 중국산 냉연강판에 이어 우리나라 철강 제품에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매기고 있는 가운데 미 상무부가 중국에서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는 삼성과 LG전자 세탁기에 수출이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높은 수준의 반덤핑 예비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남중국해 영유권과 한반도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 미국과 중국 간 대립이 격해지는 상황에서 두 나라의 무역분쟁이 우리 기업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이번 건은 연말로 예정된 중국의 시장경제지위(MES) 획득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MES란 해당 국가의 경제가 정부 주도가 아닌 시장에 의해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인정받는 것으로 MES가 없으면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물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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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간 무역갈등이 깊어지고 이에 따라 우리 제조업체들의 피해가 커지면서 일부 기업은 글로벌 생산물량 조정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미 상무부는 20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생산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정용 세탁기에 대해 덤핑 예비판정을 내리고 각각 111.09%와 49.88%의 반덤핑 예비관세를 물린다고 밝혔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도 21일 한국산 내부식성 철강제품(도금판재류)에 최대 48%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세탁기의 경우 덤핑 혐의로 피소된 곳은 중국 쑤저우 삼성전자와 난징 LG·판다다. 상무부는 삼성전자 중국법인의 경우 단기간에 가정용 세탁기 수출이 급증해 반덤핑 관세 부과가 가능한 ‘위태로운 상황(critical circumstances)’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가전업체 월풀은 지난해 12월 삼성과 LG가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중국에서 생산한 세탁기를 미국 시장에 낮은 가격으로 덤핑해 미국 세탁기 제조 산업에 피해를 주고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며 정부에 진정서를 냈다.

미 상무부의 조사 대상은 너비 62.23∼81.28㎝의 대형 가정용 세탁기다. 업계에서는 삼성과 LG가 중국에서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는 규모를 연간 250만대가량으로 보고 있다. 미 상무부의 생각대로 반덤핑 관세를 물게 되면 수출 라인 전환이 불가피해 보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정도 수준이면 수출선(생산공장)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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