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여타 아랍 국가와는 차원이 다른 잠재력을 가진 나라입니다. 이란을 통해 제2의 중동 붐 불씨를 살릴 수 있습니다.”
서정민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중동아프리카학과 교수는 22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제41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특강에서 “우리 기업들이 지금까지의 중동 전략을 국가별로 차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란과는 진정한 동반자 관계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이란의 잠재력에 대해 “다른 어떤 중동 국가보다 문화·기술 수용성이 높고 인접해 있는 국가가 7개나 될 정도로 배후 시장도 크다”면서 “정기적으로 선거를 통해 정권이 교체될 정도로 정치적 안정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풍부한 천연자원도 이란의 잠재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란은 원유매장량이 세계 4위이며 구리와 천연가스는 2위다. 아연 매장량은 세계 1위다. 내수 시장도 크다. 인구가 8,000만명이나 되고 전체 인구의 3분의2가 20~30대다.
서 교수는 지정학적 측면에서도 이란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걸프만과 카스피해에 연접해 있어 물류 허브가 될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이란이 중동과 유라시아의 산업 및 물류 허브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특히 다른 중동 국가와 달리 제조업 중심형 산업 발전을 추구해 중동 내 제조업 허브를 꿈꾸고 있다는 점을 우리 기업들이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제조업 분야에서 이란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한국은 중동에서 석유를 수입하고 상품을 수출하며 건설 플랜트를 수주하는 데 주력했지만 앞으로는 제조업 분야에서 협업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제조업 등 산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이란이 대표적 협력 파트너”라고 말했다.
/제주=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