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소문에 흔들리지 말고 기업의 최근 실적을 보라.”
주식투자를 할 때 한 번쯤 듣는 조언인데요. 재테크 입문용 서적에 단골로 등장하는 문구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의 주요 상장사만 놓고 보면 이말이 꼭 맞는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정훈규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 가운데 올 들어 2분기 연속으로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곳은 모두 31개사였습니다.
순이익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경영실적이 양호하고 배당여력이 크다는 의미여서 통상 주가 상승 요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들 31개 기업 중 올해 주가가 오른 업체는 어제까지 15곳으로 절반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 16개 기업은 순이익을 2분기 연속 키워 놓고도 주가는 뒷걸음질을 한겁니다.
순이익이 계속 늘어나는데도 주가가 떨어진 기업들은 실적보다 외풍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은 탓입니다.
대표적으로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쇼핑은 올 들어 순익이 꽤 오른 것으로 전망됐지만 주가는 각각 -26.95%, -16.1% 씩 급락했습니다.
검찰의 롯데그룹 수사라는 대형 악재에 실적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겁니다.
저금리와 브렉시트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예상밖 호실적을 내놓고 있는 금융사들도 불안한 심리에 짓눌려 주가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 한국금융지주 등 증권사 3곳은 올들어 주가가 10% 가량 빠졌습니다.
한화생명이 -23.95%, 동부화재가 -9.96% 빠지며 보험업종 기업들도 순익과 주가가 엇갈린 행보를 보였습니다.
그나마 상반기 당기순익 1조를 넘기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KB금융이 3.62%의 수익률을 올려 체면을 지켰습니다.
전문가들은 당기순이익은 투자를 고려하는 기업의 기초여건으로 볼 수 있지만, 전체 업황이나 외부 영향 등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요인들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
[영상편집 이한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