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일 앞으로 다가온 새누리당의 8·9 전당대회가 여전히 판세를 예측하기 힘든 ‘시계 제로’ 상태인 가운데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출마 여부가 새로운 변수로 부상했다. 비록 지난 4·13 총선에서 낙마했지만 인지도 측면에서 확실한 장점이 있는 김문수 전 지사가 당권 도전에 나설 경우 새누리당의 전대 구도도 또 한번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전 지사의 한 측근은 2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비박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출마 권유가 와서 대권보다는 당권에 비중을 두고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핵심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르면 26일 김문수 전 지사가 전대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문수 전 지사의 당권 도전 소식이 전해지자 또 다른 비박계 주자인 김용태 의원은 이날 “김 전 지사가 총선에서 큰 상처를 입었지만 당내 역할을 비춰본다면 여전히 소중한 자원임이 틀림없다”면서도 “당내 난전 상황에 섣불리 나서기보다는 내년 대선에서 의미를 찾기 바란다”고 경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김용태·정병국·주호영 의원 등의 비주류 후보와 김문수 전 지사 간의 ‘비박계 단일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친박계에서는 최경환·서청원 의원이 총선패배 책임론과 공천개입 녹취록 파문 등의 이유로 불출마를 택한 가운데 또 다른 친박 핵심인 홍문종 의원이 사실상 출마 결심을 굳힌 상태다. 홍문종 의원은 27일 서청원 의원 주도로 열리는 친박계 대규모 만찬 회동을 전후해 당권 도전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영·이정현·한선교 의원 등 범(汎)친박계로 분류되는 당권 주자들이 일제히 여권 주류와 선을 긋고 있는 상황에서 홍문종 의원이 전대 출마에 나설 경우 친박의 표심을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이정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비박들끼리 뭉쳐 서로 홍보하고 선전하고, 또 친박도 그런 모임을 갖는다는데 이건 참으로 부끄럽고 염치없다”며 서청원 의원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김문수·홍문종 후보가 모두 당 대표에 출마할 경우 당내 후보는 총 8명으로 늘어 후보자를 5명으로 추리기 위한 컷오프를 실시해야 한다.
한편 17·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문헌 전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 출마를 공식 발표했다. 정문헌 전 의원은 최고위원 도전자 가운데 유일한 원외 인사다.
새누리당은 26일 후보자 등록을 공고한 후 오는 29일 당 대표와 최고위원, 청년 최고위원의 후보 등록을 완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