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미국 美 세탁기시장 평정한 LG·삼성 "웃는게 웃는게 아냐"

상반기 점유율 1·2위라지만

美 보호무역 강화에 '속앓이'



LG전자와 삼성전자의 드럼 세탁기가 미국 시장에서 올 상반기 점유율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한국 기업이 이처럼 선전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텃밭에서 고전 중인 미국 가전 업체 월풀과 이를 보호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견제는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티븐슨 컴퍼니에 따르면 LG전자는 미국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올 상반기 매출액 기준 점유율 27.2%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2·4분기 점유율은 28.1%로 1·4분기(26.4%)보다 2%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9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제품군에서도 LG전자는 점유율 32.8%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프리미엄 제품군의 2·4분기 판매량은 전 분기 대비 15% 증가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트윈워시가 당초 목표했던 판매량보다 더 많이 팔렸고 기존 드럼세탁기와 결합해 사용할 수 있는 미니워시가 2·4분기 들어 전 분기보다 2배 이상 팔렸다”고 설명했다. 트윈워시 고가 모델은 약 2,500달러로 미국 주요 유통점에서 판매되는 세탁기 가운데 가장 비싸지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LG전자는 미국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2007년 처음으로 1위에 오른 이후 지난해까지 9년 연속 1위를 지켜오고 있다.


삼성전자 활약도 눈부시다. 올 상반기에는 21.5%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미국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처음으로 점유율 20%를 돌파한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신제품 ‘애드워시’를 미국 시장에 출시하며 점유율을 1.5%포인트가량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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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미국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국내 업체인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점유율 합은 48.7%로 절반에 육박했다. 반면 미국 현지 업체인 월풀의 올 상반기 시장점유율이 15.3%로 지난해보다 0.8%포인트 떨어졌다. 월풀에 인수된 메이텍도 9.7%의 점유율로 1.1%포인트가 줄었다. 월풀과 메이텍의 점유율 합은 25%에 불과하다.

삼성전자 애드워시/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 애드워시/사진제공=삼성전자


LG전자 트윈워시/사진제공=LG전자LG전자 트윈워시/사진제공=LG전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 세탁기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20일 미국 상무부는 중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되는 LG전자와 삼성전자 세탁기에 대해 덤핑 예비판정을 내린 바 있다. 미국 기업인 월풀의 제소한 것으로 미 상무부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는 각각 111%와 49%의 예비관세를 즉각 부과한 바 있다. 국내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 약화 및 수익성 하락 우려에 최악의 경우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선을 앞둔 미국 내 보호무역주의 흐름을 타고 국내 기업에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기업과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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