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환경부, OIT항균필터 오락가락…

'위해성' 우려 며칠만에

"인체에 큰 해 없다" 혼란 가중

환경부가 옥틸이소티아졸론(OIT) 함유 항균필터가 정상적인 사용환경에서는 인체에 큰 해를 끼치지 않으리라고 예측된다고 밝혔다. 불과 며칠 만에 일부 공기청정기·에어컨 등에 장착된 OIT 항균필터의 위해가 크게 우려된다고 했던 견해를 뒤집은 것이다. 이처럼 오락가락하는 환경부의 발표가 오히려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를 가중시키고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OIT의 흡입독성은 90일 반복흡입독성실험에 의한 무영향 관찰농도가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초기 위해성 평가 결과 기기를 장기간 사용하지 않고 환기를 자주할 경우 위해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OIT의 인체 유해성 조사를 맡은 양지연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교수는 “항균필터가 장착된 제품을 쓰게 되면 사용 초기 OIT가 대부분 방출되고 나머지는 공기 중에서 자연스럽게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앞서 지난 20일 시중에 유통된 OIT 함유 항균필터의 전체 모델명을 공개하며 특히 일부 제품의 항균필터는 위해가 크게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곧이어 22일에는 항균필터가 장착된 모델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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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의 발표 내용이 이처럼 엇갈리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최근 OIT 항균필터가 장착된 가정용 에어컨을 구매한 한 소비자는 “집에 아이들도 있고 해서 OIT의 위해가 크다는 발표에 많이 놀랐다”며 “찝찝해서 항균필터를 교체하긴 할 텐데 환경부의 발표만 놓고 보면 환기하면 괜찮다는 건지, 쓰면 안 된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날 환경부는 OIT 함유 항균필터를 교체하기 전 소비자 행동 요령도 내놓았다. 차량 에어컨 이용 시 자주 창문을 열어 외부공기와 환기를 하고 특히 신규제품 사용 초기에는 가능한 한 자주 환기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 ‘강한 바람’ 세기보다는 낮은 온도에서 ‘약한 바람’ 세기로 틀고 기기 바로 앞에 얼굴 가까이 하는 것을 피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한편 환경부는 공산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홍정섭 환경부 화학물질정책과 과장은 “공산품에 쓰이는 물질의 안전성을 제품이 출시되기 전 검토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시중에 판매되는 항균필터에 대한 시장 감시를 계속하고 업체가 안전성을 검토해 출시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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