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신재생에너지 비중 53%...'화석' 넘어섰다

작년 세계 발전설비 신축

태양광·풍력발전이 주도

국내소비도 5%넘어 최고

'그린에너지 혁명' 가속화



지난해 전 세계에서 새로 지어진 발전소 가운데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는 곳이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발전원 기준으로 신재생에너지가 100여년 동안 에너지 시장을 지배했던 화석연료를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전체 에너지 소비량에서 차지하는 신재생에너지 비중도 처음으로 5%를 넘어섰다.


에너지 시장에서 이른바 ‘그린에너지’가 급속히 성장하면서 전기차와 배터리 등 주변 산업 전반에 파생시킨 시장 규모가 벌써 수조달러에 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에너지 빅뱅’을 잘 이용하면 삼성과 LG 등 국내 기업들이 지난 2000년대 디지털 혁명 속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던 상황을 충분히 재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5일 유엔의 ‘2016 신재생에너지 투자 트렌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새로 지어진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발전소 설비 용량은 전년 대비 25.5% 증가한 118GW에 달했다. 이는 전체 신규 발전의 53.6%에 해당한다.


투자 규모도 그린 신재생에너지가 화석에너지를 압도했다. 지난해 석탄 및 가스발전소 건설에 들어간 자금은 1,300억달러였지만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에 투입된 자금은 2,658억달러였다.

관련기사



국내에서도 이런 추세는 이어졌다. 신재생에너지 신규 발전설비는 지난해 전년 대비 30% 증가한 1.4GW에 달했고, 특히 신규 태양광발전소가 1GW 규모였다. 신재생에너지 소비 비중 역시 5.4%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에너지 시장의 이 같은 변화는 각국 정부가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이산화탄소 의무 감축량을 맞추기 위해 화석연료 억제정책을 펴는데다 기술발달로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화석연료 발전단가와 같아지는 ‘그리드패리티’에 근접하면서 더욱 빨라지고 있다.

‘에너지 혁명’은 각종 신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당장 전기차 시장은 최근 2~3년간 50% 이상 급성장했고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77억달러에서 오는 2020년 37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막 시장이 열린 신재생에너지 발전용 대용량배터리(ESS) 시장도 매년 100% 가까이 커지고 있다. 김희집 에너지신사업추진협의회 위원장은 “에너지 혁명은 단순히 에너지원을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탈석유’ 움직임은 자동차·발전·가전·유통·금융 등에 전방위로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신재생에너지·에너지 효율화 사업 등 신사업 부문에서 2030년까지 12조3,000억달러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혜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