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e메일 폭로' 파문...美민주 "배후에 푸틴" 트럼프 "참신한 농담"

美대선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

FBI 해킹 배후 전격 조사 착수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e메일 해킹 사건의 배후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민주당은 러시아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의 당선을 위해 이번 일을 꾸몄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공화당은 이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본선 대결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태세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FBI는 이날 DNC와 관련된 사이버 해킹 사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FBI는 “이런 종류의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수사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FBI가 수사를 전격 결정한 데는 해킹의 배후로 러시아 정부를 지목한 민주당의 주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DNC 위원들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유리하게 대선후보 경선을 진행했다는 e메일이 위키리크스에 의해 폭로된 후 당 지도부가 전면에 나서서 대응했다. 존 포데스타 민주당 선대위원장은 트럼프 후보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한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한 것이 러시아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 사이에 “브로맨스(남성 간의 친밀한 관계)가 무르익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브라이언 팰런 민주당 선대 대변인도 “전문가들은 DNC e메일 해킹의 배후에 러시아 정부가 있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며 증거가 있음을 시사했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두 해킹 그룹이 지난 4월 당 인터넷 체계를 감염시켰으며 자체 조사 결과 두 집단 모두 러시아 정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최소 1년치 e메일을 빼돌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내에서는 이때 위키리크스에 정보가 샜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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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은 강력히 반발했다. 트럼프부터 “푸틴 대통령이 나를 좋아해서 이런 일을 벌였다는 것은 참신한 농담”이라고 비꼬았다. 폴 매너포트 공화당 선대위원장도 민주당 지도부가 문제가 된 e메일 내용에서 배후에 러시아 정부가 있다는 의혹으로 물타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황당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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