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규제로 지방 발전을 도모하는 나라는 사실상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수도권 규제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수도권 규제, 쟁점과 정책과제’ 세미나에서 이 같은 의견들이 쏟아졌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21세기는 대도시권 간의 경쟁이 국가 간 경쟁을 좌우하는 구도로 변모하고 있는데 수도권 규제로 지방 발전을 도모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일본과 영국·프랑스 역시 지난 194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 수도권 집중 억제 정책을 유지했지만 1980년대 이후 폐기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수도인 도쿄와 런던·파리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둔 수도권 발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어 “장기적으로 수도권정비계획법을 폐지하고 수도권 광역자치단체에 의한 계획적 관리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며 “단기과제로 낙후된 자연보전권역 규제 완화와 과밀억제권역 도시 첨단 연구개발(R&D) 단지 조성, 도심 첨단 산업 단지 조성을 위한 공업용지 총량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석준 새누리당 의원(이천)도 “지난 10년간 경기도 이천 지역은 자연보전권역 제한 때문에 유망한 100인 이상 기업 6곳을 다른 곳으로 보내야 했다”며 “이천에 4년제 대학을 설립하려 해도 수도권 규제로 불가능하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이 오히려 지역 격차를 심화시켜 국토의 균형 발전이라는 법 제정 취지와는 상반된 결과만 야기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1999년 덴마크 레고그룹이 이천에 레고랜드를 설립하려 했지만 수도권 규제에 막혀 투자를 포기했고 이천의 대표기업인 SK하이닉스는 공장 증설이 여의치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