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동물 역시 정상적으로 나이를 먹고, 건강을 유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따르면 이준희 경상대 교수와 최인철 충남대 교수, 영국 노팅엄대 등 국제공동연구진은 13마리의 복제 양을 대상으로 약 10년간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20년 전 영국에서 다 자란 양의 몸으로부터 채취한 세포로 양을 복제했다는 발표가 처음 나왔을 때 과학계는 그야말로 충격의 도가니였다. 그러나 축복 속에 태어난 복제 양 ‘돌리’가 어린 나이부터 관절염을 앓고 비만에 시달리며 폐 질환까지 앓다 2003년에 6년이라는 짧은 생을 마치자, 이를 두고 복제동물은 일반 동물보다 건강하지 못하다거나 빨리 늙는 것이 아닌지 우려가 제기됐었다.
이번에 연구진이 살펴본 13마리의 복제 양 중 4마리는 돌리를 만들 때 쓴 ‘젖샘 세포’로 만든 복제 양이다. 즉, 또 다른 ‘돌리’인 셈이다.
연구진은 각종 질병에 노출됐던 돌리와 같은 경우를 우려해, 복제 양들이 7~9세쯤 됐을 때 관절염과 체지방율, 인슐린 저항성 등을 검사했다. 그 결과 다행스럽게도 돌리와 같은 세포로 만든 복제 양 4마리에서 모두 관절염이 발생하지 않았고 비만 같은 대사질환이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 복제 양들의 혈압을 측정한 결과도 모두 정상 수치를 기록했다.
이준희 교수는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정밀 진단한 결과 13마리의 복제 양 중 한 마리에서만 관절염이 나왔다”며 “대부분 건강하게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또 최인철 교수는 “10년간 복제동물의 건강상태를 검사한 경우는 흔치 않아 복제동물의 건강상태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었지만 이번 연구결과를 보면 (복제 과정에서) 완벽한 리프로그래밍(reprogramming)이 일어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와 최 교수는 모두 ‘돌리’를 만든 주역인 키스 캠벨 노팅엄대 교수의 지도로 노팅엄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재아인턴기자 leejaea55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