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 PHMG의 유해성을 인지하고도 14년 동안 은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특위)’ 소속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정미 정의당 의원·송기호 변호사는 고용노동부가 지난 1997년 PHMG의 자극성과 독성 등 유해성을 확인했지만 2011년까지 공표하지 않은 정황이 있다고 27일 밝혔다.
특위는 당시 PHMG 유해성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받은 보고서에 각종 부작용이나 병증에 대한 주의사항이 설명돼 있었지만, 노동부는 2011년쯤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본격적으로 알려진 뒤에야 뒤늦게 게시했다고 지적했다.
특위는 그러면서 유해성 물질에 대해 공표하도록 한 산업안전보건법을 고용노동부가 위반하며 명백히 직무를 유기했다고 비판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노동부의 자료에는) ‘섬유의 항균제’로 표시됐고, SK 케미칼이 검찰에 제출한 자료엔 ‘미생물에 의한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공업용 항균제’로 표시돼 있다”며 “PHMG의 용도 표기가 바뀐 과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노동부는 “송기호 변호사가 지난 5월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우리부와 공단이 당시의 자료를 발견하지 못했다가 7월 서류철을 추가로 확인하던 중 해당 자료를 발견했다”며 “공고 목록에서 누락된 것은 행정착오로 인한 것으로 보이나, 20년 전 사실이라 어떤 사유로 누락됐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주현정 인턴기자 hyunjeong101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