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수제버거 전쟁에 불이 붙었다. 패스트푸드 업계 양대산맥인 맥도날드와 롯데리아에 이어 제빵업계 강자 SPC까지 가세하면서 패스트푸드의 슬로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27일 SPC에 따르면 자사가 들여온 미국 프리미엄 수제버거 브랜드 쉐이크쉑 1호점이 개점 5일 만에 버거류 제품 1만5,000개를 팔아치웠다. 일 평균 3,000개 이상으로, 일주일만에 2만1,000개 이상이 팔릴 것으로 회사 측은 추정한다. 뉴욕 명물 수제버거인 쉐이크쉑은 2001년 미국의 식당사업가인 대니 마이어가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공원에서 노점상으로 창업한 상표로, 항생제와 호르몬제를 사용하지 않은 소고기와 신선한 제철 재료로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회사 관계자는 “개점 당일 오픈 전부터 이미 1,500여명이 몰리는 등 폭염 속에서도 연일 매장 앞이 대기 고객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며 “소비자 호응에 힘입어 2020년까지 쉐이크쉑 매장 수를 25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국 1,300여개 매장을 둔 롯데리아가 지난 1일 내놓은 ‘아재(AZ)버거’도 출시 3주 만에 60만개가 팔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재버거는 저온에서 12시간 발효한 통밀발효종 효모로 만든 브리오시번과 호주 청정우 패티를 사용해 정통 버거의 맛을 구현했다. 업계에서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한 강점을 앞세워 수제버거의 수요층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지난해 8월 수제버거 주문시스템인 ‘시그니처버거’를 처음으로 선보인 맥도날드도 1년 만에 도입 매장이 49개로 늘었다. 전체 430여개 매장 중 10%에 달한다. 시그니처버거는 20가지가 넘는 재료 중에서 고객이 원하는 재료를 직접 골라 만드는 일종의 ‘나만의 버거’다. 한국인의 입맛을 고려한 추천 시그니처버거 메뉴도 꾸준히 선보이는 한편 전용 조리공간과 전담 인원을 확보하는 등 전문성을 앞세웠다.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앞다퉈 수제버거를 출시하는 이유는 외식시장에서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퍼지면서 패스트푸드를 외면하는 소비자를 붙잡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데다 비용을 더 지불해서라도 품질이 뛰어나고 나만을 위한 희소성있는 음식을 먹길 원하는 소비 심리가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