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세계적 성악가 연광철 "후배 성악가 활약 돕고 싶어 마스터클래스 열어요"

'한국 엘리트 코스' 외국선 무의미

어떤 음악·노래가 왜 사랑받는지

문화적 맥락 이해하려는 노력이

고음 잘 내는 것보다 더 중요

내달 8일부터 3일간 1대1 수업

마지막날은 참가자 음악회로





“유럽 현지에서 활동하는 한 사람의 음악가로 후배 성악가들이 세계에서 활약할 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마스터클래스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실력은 완성됐지만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준비해야 할지 모르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유럽 무대 데뷔 약 23년 만에 국내 후배 성악인들을 대상으로 첫 마스터클래스를 여는 성악가 연광철(51·사진)이 클래스에 앞서 2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밝힌 포부다. 베이스 연광철은 청주대 음악교육과를 졸업한 후 유럽으로 건너가 지난 1994년부터 10년간 독일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의 전속가수로 활동한 세계적인 성악가다.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극장,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 등 세계 유수의 극장 무대에 오르며 이름을 떨쳤다. 이번 마스터클래스는 지난해 10월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서 ‘JCC크리에이티브센터’의 문을 열고 적극적으로 문화 후원에 나선 재능교육과 함께한다. 오는 8월8일부터 3일간 진행되는 마스터클래스는 미리 선발된 10명의 참가자와 1대1 수업을 한 후 마지막 날 참가자들의 음악회로 막을 내린다.


연광철은 클래스 내용에 대해 “이미 무대에 설 준비가 돼 있는 분들을 선발했고 무대에 앞서 도움이 될 만한 충고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화의 이해와 중요성에 대해 중점적으로 얘기할 계획이다. 그는 “유럽에서 활동하며 느낀 것이 내가 열심히 공부를 해도 그들 문화의 정점이라는 오페라에 실제로 들어가는 일은 정말로 어렵다는 점이었다”며 “우리 성악가 대부분이 국내에서 자라 20대가 된 후에야 세계로 나가게 되는데 그때 필요한 것은 고음을 잘 내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음악과 노래가 그 문화에서 사랑받는지를 아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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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말하는 엘리트코스를 밟지는 않았지만 오직 실력 하나만으로 유럽 무대를 정복한 그의 성공 스토리는 후배들에게 또 다른 측면에서 본보기가 되기도 한다. “나는 한국에서도 독일에서도 항상 ‘퍼스트 초이스’는 아니었다”며 “하지만 그 경험들이 나를 쉽게 좌절하지 않게 했고 지금의 나를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한편으로 “외국에서 볼 때 ‘한국의 엘리트코스’란 의미가 없다”며 “그런 것들을 빨리 잊어버리고 자신의 음성과 재능에 귀 기울이고 노력할 때 외국에서 더 빨리 자리 잡게 되는 것 같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한편 연광철은 당분간 자신의 국내 공연이 열릴 계획은 특별히 없다고 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유럽은 1~2년 전 공연을 미리 계약하고 준비하는데 한국은 시스템이 잘돼 있지 않다. 그동안 한국 공연은 내가 마침 여유가 생겼을 때 진행한 공연들이었는데 지금 스케줄로 봤을 때 당분간 한국 공연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도 없지는 않지만 “국립오페라단이 자체 공연을 올리기 위해 대관을 해야 하는, 오페라하우스 하나 없는 현 상황에서는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재능문화재단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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