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시승기] 럭셔리 SUV 새 기준 제시 '볼보 올 뉴 XC90'...완성도 높은 자율주행에 탄성

2003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12년 만에 완전 변경된 ‘올 뉴 XC90’은 새로 개발된 SPA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돼 전혀 다른 차로 돌아왔다. /사진제공=볼보2003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12년 만에 완전 변경된 ‘올 뉴 XC90’은 새로 개발된 SPA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돼 전혀 다른 차로 돌아왔다. /사진제공=볼보


지난 2014년 10월 파리모터쇼에서 볼보가 공개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올 뉴 XC90’의 첫 느낌은 어색함이었다. 스마트카 개념이 생소했던 당시 자율주행이 안전을 더욱 강화할 것이란 볼보의 설명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실내에 장착된 대형 모니터 역시 다소 사치스럽다는 느낌이었다. 모든 것이 낯설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후 다시 만난 올 뉴 XC90은 볼보가 자동차 산업의 방향에 대해 얼마나 현명하게 대응하고 있었는지를 느끼게 했다. 자율주행 기술은 운전자의 안전을 더해주는 수준까지 올라왔고 대형 실내 대형 모니터와 럭셔리한 실내는 럭셔리 SUV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SUV 중 자율주행 기능 유일 제공=올 뉴 XC90은 지난 2003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12년 만에 완전 변경된 차다. 강산이 한번 이상 변한만큼 차도 몰라보게 진화했다. 우선 플랫폼부터 달라졌다. 새롭게 개발된 SPA(Scalable Product Architecture) 플랫폼을 기반으로 ‘드라이브 E 파워트레인’으로 이름 붙은 2ℓ 4기통 가솔린과 디젤 엔진,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렸다.


가장 큰 특징은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최근 출시되는 수입 대형 세단 일부에만 적용된 기능이다. SUV 중에서는 올 뉴 XC90이 거의 유일하다. 주행 중 운전대 오른쪽에 있는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을 작동 시키면 계기판 왼쪽 아래 초록색으로 운전대 표시가 들어오고 이후 차가 알아서 정해진 속도 이하로 앞차와의 간격을 조절하며 차선을 지키며 자동으로 운행한다. 운전대에 손을 대고 있어야 하는데 만약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난 후 13초가 지나면 경고음이 울리고 이후 10초가 더 지나면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이 풀린다.

올 뉴 XC90은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을 통해 완성도 높은 자율주행을 할 수 있다./사진제공=볼보코리아올 뉴 XC90은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을 통해 완성도 높은 자율주행을 할 수 있다./사진제공=볼보코리아


자율 주행 기술의 완성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지난 3일 저녁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에서 올 뉴 XC90을 타고 구미IC를 지나자 갑자기 장대비가 퍼붓기 시작했다. 자동차의 와이퍼를 가장 빠른 속도로 높였지만 앞 유리창은 물 폭탄을 맞은 듯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차선 역시 비 때문에 확인이 쉽지 않았다. 속도를 줄이고 앞차의 비상등에만 의지한 채 거북이 주행을 했다. 하지만 파일럿 어시스트를 켜자 안정적으로 주행하기 시작했다. 시속 140㎞에도 양쪽 차선을 인지하고 차선 이탈 없이 안전하게 달렸다. 특히 시속 100㎞로 달리는 중 급격하게 꺾어지는 코너길도 덜컹거림 없이 부드럽게 속도를 조절하며 안전하게 달렸다. 문득 내가 지금 차량을 운전 중인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부드러웠다.


일반 주행 중 차선을 밟으면 경고음과 함께 핸들이 알아서 차선 안쪽으로 살짝 움직여 주는 점도 강점이다. 안전을 위한 기능은 도심에서도 확인해볼 수 있다. 차량 사고 때 운전자를 재빠르게 시트에 최대한 밀착시켜 부상을 최소화해준다. 다른 볼보 차량에도 적용됐던 ‘시티 세이프티’는 보행자나 자전거, 큰 동물을 감지해 차량을 자동으로 제어한다. 360도 카메라 역시 후진이나 좁은 길을 지날 때 운전을 편안하게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올 뉴 XC90에는 약 20가지 안전 기술이 장착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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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XC90의 실내 공간은 100% 천연 우드 트림을 적용해 전체적으로 자연을 닮은 따뜻하고 안락한 분위기를 연출한다./사진제공=볼보자동차올 뉴 XC90의 실내 공간은 100% 천연 우드 트림을 적용해 전체적으로 자연을 닮은 따뜻하고 안락한 분위기를 연출한다./사진제공=볼보자동차


◇럭셔리 SUV의 새로운 기준 제시=올 뉴 XC90은 고급 SUV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외관은 전면부 T자형 풀 LED 헤드램프와 브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사용된 세로 모양 그릴이 강인한 인상을 발휘하고 후면부는 XC 시리즈를 계승한 유선형 LED 리어램프와 곳곳에 크롬장식으로 고급스러움이 강조됐다. 실내는 나파 가죽은 물론 바워스앤윌킨스의 19개 스피커 시스템이 탑재돼 촉감과 청각을 기쁘게 한다. 차량 내부로 유입되는 공기를 모니터링해 정화시키는 실내공기청정시스템(IAQS) 역시 최근 늘어나는 미세먼지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해준다. 손을 이용하지 않고 발을 움직이면 트렁크 문을 열 수 있는 핸즈프리 테일게이트 기능도 있다. 3열을 접었을 때 트렁크 용량은 1,019ℓ, 2열까지 접으면 1,868ℓ다.

운전석과 조수석 안마 기능은 장거리 운전에도 피로도를 줄여준다. 2열 좌석에는 볼보가 세계 최초 개발한 어린이용 부스터 시트를 가운데 좌석에 배치했다. 냉장 기능을 갖춘 글러브와 2열 230V의 전기 아웃렛, 트렁크에 12V 아웃렛이 설치돼 있으며 2열까지 ‘4존’ 온도 조절이 가능하다.

지난 3월 초부터 사전계약을 받은 올 뉴 XC90은 4개월 동안 약 570대의 누적 계약대수를 기록했다. 엔진 트림별로는 디젤(D5)이 49%, 가솔린(T6)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T8)가 각각 24%와 17%다. 가격은 8,030만~1억3,780만원이다.

올 뉴 XC90은 1열부터 3열까지의 시트 높이를 모두 다르게 설치해 극장식 배열구조로 설계했다. 이 때문에 차량 내 모든 탑승자에 탁 트인 전방의 시야를 제공한다./사진제공=볼보코리아올 뉴 XC90은 1열부터 3열까지의 시트 높이를 모두 다르게 설치해 극장식 배열구조로 설계했다. 이 때문에 차량 내 모든 탑승자에 탁 트인 전방의 시야를 제공한다./사진제공=볼보코리아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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