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하키는 올해 올림픽에서 힘찬 도약을 꿈꾸고 있다. 20년 만의 메달 획득이 목표다. 여자하키는 이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이 8회 연속이다. 1988년부터 한 번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8회 연속 출전치고 성적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1988년 서울올림픽과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는 9위,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8위에 그쳤다. 여자하키의 침체기는 벌써 10년 이상 지속했다. 올해는 늪을 벗어날 수 있느냐에 중요한 고비를 맞고 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런던올림픽 이후부터는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여자하키는 2013년 세계 최강들이 참가하는 월드리그에서 3위에 오르며 일단 반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4년에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16년 만에 목에 건 값진 금이었다.
그 기세를 몰아 지난해에는 월드리그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 때문에 여자하키에 대한 주위의 기대는 커졌다. 여기에 남자하키가 올림픽 진출에 실패해 그 몫까지 해야 해서 어깨도 무거워졌다.
20년 만에 메달 획득을 노리는 여자하키 대표팀의 중심에는 주장 한혜령(30·KT스포츠단)이 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스틱을 잡은 한혜령은 타고난 운동 신경으로 주니어 시절부터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이에 2003년 처음 주니어 대표로 발탁됐고, 2년 뒤 칠레에서 열린 세계주니어 월드컵에서 당당히 금메달의 주역이 됐다. 이런 활약을 기회로 스무 살이던 2006년 처음 성인 대표팀에 뽑혔다.
그리고 2008년 베이징과 2012년 런던에서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처음 나간 베이징 올림픽은 9위, 두 번째 올림픽은 8위라는 초라한 성적을 안고 돌아왔다.
이번 올림픽은 그에게 3번째이자 어쩌면 마지막 올림픽이 된다. 8년 전에는 교체 멤버로 뛰었고, 2012년은 스타팅 멤버로 나섰다. 이제는 팀을 이끌어야 하는 중심에 섰다. 한혜령은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일찌감치 주장 완장을 찼다. 그리고 2005년 세계주니어월드컵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한진수 감독과 이번 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영광에 도전한다. 그라운드 안에서는 중앙 미드필드로서 공수의 조화를 이뤄야 하고, 그라운드 밖에서는 후배들을 다독여야 한다.
한 감독은 “공격수 김종은, 박미현과 함께 한혜령이 팀의 주축 선수”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팀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후배들과 잘 소통하고 동시에 선수들과 코치진의 중간 역할도 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바쁘다.
최근 독일에서 열린 4개국 초청 국제대회에서 경기 도중 오른쪽 손가락이 찢어졌지만, 다가온 올림픽에 여유롭게 쉴 시간이 없다. 한혜령은 “앞선 두 번의 올림픽 경험을 잘 살리고 싶다”며 이번 올림픽에 대한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