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30분 길어지는 '투자시계'...실적 부진 몸살 증권주 부활할까

[다음달부터 거래시간 연장]

하루거래대금 최고 6,800억원이상 증가 기대

대형 증권사 추가 수수료수익 200억 넘을 듯

초저금리·저평가된 주가 등 시장환경도 좋아

2분기 부진한 매출전망 불구 주가 가파른 상승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되는 주식거래시간 연장이 실적 부진에 몸살을 앓았던 증권업종 부활의 마중물이 될지 주목된다. 사상 유례없는 초저금리로 개인투자자들이 증시로 유입되며 유동성 장세를 펼치고 있는 만큼 거래시간 연장이 거래대금 증가로 이어져 증권사들의 실적과 주가 모두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실적 전망치가 존재하는 주요 8개 대형 증권사들의 2·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5,154억원으로 전년 동기(9,194억원) 대비 44%가량 급감할 것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 추정치 역시 4,38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올 2·4분기 증권업계의 실적이 반 토막 난 것은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운용손실이 반영된데다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대외 불확실성에 보수적인 채권운용전략으로 채권평가이익이 감소한 점도 실적을 끌어내렸다.


하지만 증권사들의 실적 부진 예상에도 주가는 오히려 상승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증권업종지수(10.79%)와 KRX 증권지수(12.22%)는 한 달 새 두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2.32%)을 크게 웃돌았다. 실적 부진에도 증권주들이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거래시간 연장으로 거래대금이 늘어나 증권사들의 실적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거래시간이 30분 연장되면 거래대금이 3~8%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일 평균 거래대금 기준 약 2,600억~6,8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시간이 연장되면 장기적으로 거래량 증가와 회전율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증권사들의 위탁매매 수익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증권사별 시뮬레이션 결과도 긍정적이다. IBK투자증권이 지난해 수탁수수료 수익을 기준으로 거래대금이 3% 늘어날 경우를 가정해본 결과 NH투자증권(005940)(103억원)과 미래에셋대우(98억원), 삼성증권(016360)(92억원) 등은 100억원 안팎의 수수료 수익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거래대금이 최대 8% 늘어날 경우 이들 대형 증권사의 추가 수수료 수익은 각사별로 200억원이 넘는다.

거래시간 연장은 과거에도 증권주들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 1998년과 2000년 거래시간 연장 당시 거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권주는 단기간에 급등했다. 2000년 5월22일 점심시간 휴장이 폐지된 후 한 달간 증권업종지수는 17% 넘게 급등하며 코스피 수익률(5.25%)을 3배 넘게 웃돌았다. 오전 거래시간이 1시간 늘어난 1998년 12월에도 증권업종지수(42.41%)는 한 달간 코스피 수익률(23.92%)을 크게 앞질렀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001200) 리서치센터장은 “거래시간 연장은 투자집행계획이 미리 짜여 있는 기관이나 외국인투자가보다는 개인들의 거래를 늘리는 데 더 효과적”이라며 “최근 개인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이 코스피를 추월할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참여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는 거래시간 연장 효과가 과거보다 더 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기업가치에 비해 낮게 평가된 주가도 증권주의 또 다른 메리트다. 국내 증권사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 평균은 약 0.72배로 현재 주가가 청산가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변 센터장은 “증권업종은 초저금리로 은행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부동자금이 증시로 몰리는 가운데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과 거래시간 연장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지는 등 우호적인 시장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주가도 과거 금융위기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저평가돼 있는 만큼 여전히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김현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