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북미 혁신조직인 삼성전략혁신센터(SSIC)와 글로벌 식품기업 네슬레의 건강과학연구소가 사물인터넷(IoT)과 디지털헬스 사업에서 제휴한다.
양사는 바이오센서, 건강·웰빙 산업 분야 등에서 포괄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IoT 등 첨단 디지털 기술과 네슬레의 건강·바이오·의약 분야 노하우가 접목돼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략혁신센터와 네슬레 건강과학연구소는 새로운 디지털헬스 플랫폼 개방에 주력할 계획이다.
첫번째 파일럿 프로젝트는 내년 초 시작된다. 개인맞춤형 영양, 운동 정보를 제공해 개인들이 더 건강하고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손영권 삼성전략혁신센터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이번 협업으로 인한 사업적 돌파구를 기대하고 있다”며 “기술과 생활과학이 융합하는 시대에 스마트센서·기기가 이뤄낼 더 건강한 생활방식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이번 협업으로 삼성전자는 IoT 플랫폼인 아틱(ARTIK)과 반도체 기술, 스마트기기 솔루션 플랫폼 등을 공급하고 네슬레는 영양 및 생명과학 기술 등을 제공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협업은 디지털 분야와 식품영양 분야의 글로벌 브랜드인 삼성과 네슬레가 손을 잡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광범위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IoT) 헬스케어 제품인 ‘슬립센스’를 선보이는 등 헬스케어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슬립센스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국제가전전시회(IFA)에서 첫선을 보인 것으로 사용자의 맥박·호흡·동작 등을 수집한 뒤 수면 유형을 분석해 편안하게 잠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기기다. 사용자가 침대에 누우면 자동으로 에어컨을 켜주고 TV를 보다 잠들면 TV를 꺼주는 방식이다. 수면 도중 비정상적인 맥박이나 호흡이 발생한 경우도 포착한다. 이는 삼성이 지난해 2,000만달러를 투자한 IoT 헬스케어 벤처기업 ‘얼리센스’와 미국 IoT 플랫폼 업체인 스마트싱스와 함께 개발해 선보였다.
이뿐만이 아니라 반도체 부품과 세트 제품 등 하드웨어부터 운영체제(OS)와 플랫폼 등 소프트웨어 분야까지 헬스케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각종 생체정보를 측정·처리할 수 있는 반도체 칩 바이오프로세서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고 있다. 바이오프로세서는 체지방, 골격근량, 심박수, 심전도, 피부 온도, 스트레스에 따른 피부 상태 변화(GSR) 등 다섯 가지 대표적 생체신호를 측정할 수 있고 두 가지 이상의 정보를 분석해 새로운 데이터를 얻을 수도 있다. 2014년에는 개방형 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 사미(SAMI)와 헬스케어 특화 웨어러블 기기 ‘심밴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헬스케어 사업을 삼성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삼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초 중국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삼성그룹은 정보기술(IT)·의학·바이오산업의 융합을 통한 혁신에서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네슬레에서도 헬스 사업의 중요도는 점점 올라가고 있다. 지난해 네슬레의 전체 매출 888억스위스프랑(약 101조원) 중 헬스 관련 사업 매출은 40억스위스프랑(약 4조6,000억원) 이었다. 헬스 사업은 네슬레의 전통적인 식음료 사업보다 더 높은 수익성을 보이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