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가 되면 공천파동의 실체적 진실을 조사해 새로운 새누리당을 만들겠습니다.”
8·9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로 나선 비박계 정병국 의원은 2일 서울 여의도동 선거캠프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친박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국민과 당원들이 당을 용서할 수 있겠느냐”며 친박계에 십자포화를 날렸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친박 대표’는 막아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정 의원은 ‘총선참패 진실규명’이 당 혁신의 전제조건이라며 친박계를 정조준했다. 계파 패권주의가 총선패배를 불러왔다며 책임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박계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에는 “환부를 도려내지 않고 무조건 덮고 가는 것은 화합이 아니라 봉합”이라며 “이렇게 해서는 혁신을 이룰 수 없다”고 반박했다.
정 의원이 당 대표가 될 경우 계파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진박을 제외한 모두가 계파패권의 피해자이기에 통합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며 “혁신에 동의하는 분들이라면 과거 계파와 상관없이 함께 가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자신의 강점에 대해 ‘정권 재창출 경험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원조 소장파로 언제나 당의 개혁과 혁신에 앞장서왔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천막당사를 이끌며 정권을 되찾아온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혁신과 통합을 가장 원만하게 할 후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계파청산을 위해 김무성 전 대표가 추진한 상향식 공천을 법제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상향식 공천은 중앙당의 공천권이 없어져 계파를 만들 가장 큰 이유가 사라진다”며 “지구당을 부활시키고 기초의원 공천권을 폐지하는 등 당원이 주인인 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순수 보수에서 포용적 보수로 당의 이념이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회적 양극화와 청년실업, 갑질 문화 등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대의 요구에 맞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며 “당원들과 충분한 토론을 거쳐 논의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자신처럼 비박계의 지지를 받고 있는 주호영·한선교 의원에 대해 “두 의원 모두 강성 친박이 당을 지배해서는 안 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면서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대화를 하고 있고 연대의 길은 열려 있다”며 막판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사진=송은석기자